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희망을만드는법은 3일 보도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오는 9월 시행되는 모의평가와 11월 2014 대학수능시험에서 전맹학생에게는 점자정보단말기 및 음성형컴퓨터 사용을, 저시력학생에게는 A4축소문제지 및 음성자료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희망법 측은 “지난 달 20일 교육과정평가원에 시각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동등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평가방식을 도입하라는 내용의 편의제공요청서를 전달했으나 평가원은 수능시행계획 확정 및 관계기관 협의 필요 등을 이유로 적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당한 편의제공’은 장애유형·정도·성별·특성에 맞게 제공하되 원칙적으로 장애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애학생이 동등하게 시험 볼 수 있는 다양한 보조기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까지 시각장애학생들은 점자정보단말기, 확대독서기, 컴퓨터 등을 이용해 학습했으며 그 방법으로 평가받길 원하고 있다”며 “관계 법령에서도 교육기관에 그러한 보조기기를 제공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희망법은 “시각장애 학생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이를 일률적으로 거부한 평가원 조치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9월 모의평가와 2014년도 수능시험에서 A4 용지 크기의 축소 문제지 제공을 요구하는 내용의 임시조치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희망법이 시각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수능시험 실태조사를 한 결과, 비장애학생이 문제지에 밑줄 등을 표시하며 원하는 내용을 다시 읽을 수 있는데 반해 전맹학생은 점자문제지와 녹음테이프 특성 상 위치를 표시하거나 원하는 내용을 다시 읽을 수 없었다.

또 비장애학생이 문제지 여백을 활용해 수학의 중간계산과정 등을 바로 적을 수 있는 것에 반해 전맹학생은 필기 수단으로 점자판과 점필만 인정, 국어 장문의 요지나 수학의 중간계산과정, 영어 듣기평가의 내용 등을 바로 적을 수 없었다.

아울러 답안지 외 필기를 위한 점자지가 제공되지 않아 학생이 필기를 하려면 감독관에게 답안지를 요청해야 했으며 답안지를 기록하는 점자판 이외의 별도 점자판은 사용이 제한되는 문제도 있었다.

저시력 학생은 문제지가 확대독서기의 확대판에 비해 커 확대독서기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낮은 시력을 보완할 수 있는 음성 시험자료가 필요함에도 제공되지 않았다.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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