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같은 일터-공동작업장

마포노인종합복지관 지하에는 노인들의 공동작업장이 있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총 6명. 반장을 맞고 있는 박 모할아버지는 올해 66세가 되지만 젊음과 건강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다.
이랜드 후원으로 진행되는 공동작업장에서 노인들이 하는 일은 쇼핑백을 완성하는 단순작업이다. 손으로 시작해서 손으로 끝나는 일이기 때문에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얼마간의 돈도 벌 수 있고 연령제한도 없어 맘놓고 일할 수 있다고 노인들은 이야기 한다. 뿐만아니라 복지관 작업장을 이용하다 보니 가끔은 댄스강연이나 노래교실에서 한 두시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임금에서 시간만큼 제외되지만 돈보다는 소일거리로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것이 이곳 작업장만의 특징이다.
개당 25원씩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주 5일을 꼬박 일해도 개인당 돌아가는 돈은 20만원이 채 안된다. 때문에 돈 때문에 일을 지속하는 노인은 거의 없다. 일을 하면서 건강을 찾고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동무가 돼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곳에 모인 이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공동작업장의 최고령자는 올해로 85세가 되는 이 모할머니. 목소리부터 체력까지 젊은이 못지 않은 이 할머니는 손놀림도 빨라 달인의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들면 편하게 생활해야 한다는 편견은 이곳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서울시내에서 자체 공동작업장을 가지고 단순작업을 하는 곳이 이곳 뿐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복지관에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진행중에 있으며 자신이 속한 동이나 구의 복지관을 찾아 문의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령이나 나이제한은 없지만 복지관회원증을 내야 하기 때문에 복지관과 같은 구에 살아야하는 조건이 있다. 
 
건강 차 내려주는-TAKE-OUT 실버카페
"한동안 우울증에 고생했는데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어요"
실버카페 직원으로 취업한 할머니는 작년 취업박람회를 통해 이곳에 입사할 수 있었다. 올해 65세를 넘겼지만 외모는 나이보다 한참 어려보인다. 원래 밝은 성격이었지만 집안사정으로 어려움에 부딪히고 한동안은 사람 마주보는 것도 싫고 집안에만 있었다던 할머니는 일을 시작한 뒤로 우울증도 극복하고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오늘은 카푸치노가 아주 맛있다며 커피를 권하는 할머니의 작은 TAKE-OUT실버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은 할아버지 한 분을 포함해 5명, 오전반 오후반으로 근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건강에 큰 지장이 있지는 않다고 말씀하신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용돈벌이 정도밖에는 되지 않지만 여름에는 그 수익이 꽤 짧짤하지"라고 살짝 귀뜸을 해주시며 커피를 만드시는 모습에서 노년의 피로는 없으신 듯 보였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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