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개최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외교회의란 뭘까? 우선 2009년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9년 당시, 장추련은 정보공유연대와 함께 문광부에 ‘문광부는 WIPO조약을 알고 계십니까’ 라는 공개질의서를 보냈고, 이후 문광부 저작권 정책관팀과의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다.

그리고, 문광부와의 면담을 통하여, WIPO조약이 체결되면 ▲외국 도서들의 경우에도 음성텍스트 파일을 제공받을 수 있는 등 정보습득이 보다 용이해지는 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독서장애인, 신체적 장애로 책을 잡거나 조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취약한 것 중 하나가 정보접근이라는 점,  ▲만약, 이러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정보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다는 점.

즉, 교육에서의 동등한 기회, 직업선택의 자유, 더 나아가서 독립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립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전달했다. 이러한 차별상황을 시정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WIPO조약 체결에 있어서, 우리정부는 저작권을 중시하는 미국의 입장이 아닌, 독서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옹호하려는 제3세계 입장에 서야 한다는 점 등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청했다. 저작권 보호는 사실상, 강대국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논리하에서 제3세계, 빈곤국가들에게는 착취의 수단으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다중의 차별, 즉 복합차별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4년 후, 마침내 지난 6월,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개최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외교회의에서 조약이 체결되었다. 이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향후 제3세계 국가의 독서장애인들을 비롯하여 저작권법에 얽매여서, 정보접근에서 차별을 겪고 있는 전세계 독서장애인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제 한국정부와 국회는 이 조약의 비준을 위한 구체적 절차에 돌입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현재 접근가능한 포맷의 저작물 수입 및 국경간 공유나 기술적 보호조치에 대한 제한 등 WIPO조약의 세부적인 내용을 수용하기 위한 국내 저작권법 및 도서관법, 독서진흥법 등 법률 개정을 촉구한다.

2013. 7. 5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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