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의 빌미를 재공함으로써 이들의 고용에 심각성을 가져와 결국 내부 비리를 더욱 감춰주는 결과만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과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본부는 10일 대구시 동구청에서 ‘공익제보자 신상 유출한 동구청 및 비리어린이집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공익제보자 신상을 유출한 관련자 징계와 공익제보자 고용안정전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구시 관내 민간어린이집 원장들의 비리를 해당 보육교사들이 지난 6월 대구 동구청에 민원접수를 했다”면서 “그러나 감사 시 관련 공무원의 공문서 관리 소홀로 인해 민원인 신상정보가 유출돼 민원 제기 당사자의 퇴사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사건의 발단은 대구시 관내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지난 6월 3일 해당 어린이집 원장들을 허위교사 등록, 특강비 부당 취득, 노동법 위반 등의 사유로 동구청에 민원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6월 14일 동구청 1차 감사 중 제보자에 대한 신상이 유출되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들이 제보자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동구청은 2차례 감사 결과 ‘해당어린이집 내 교사들의 증언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시정조치 이외에는 아무런 행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동구청 감사 이후 해당 교사회의 제외 등 지속적으로 동료들로부터 고립시키며 지속적으로 사퇴 종용해 해당 교사가 퇴사를 결심하게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문제는 해당 어린이집 비리 문제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신상이 유출돼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결국 해고와 재취업 박탈에 대한 걱정만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본부는 “동구청의 감사는 보여주기 식의 형식적인 감사를 한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몇 일전, 해당 어린이집에 종사하던 교사가 동구청 1차 감사 시에 원장의 강압으로 허위교사와 관련해 허위 증언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공공운수노조로 보내왔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는 보육교사들이 내부 비리에 대한 증언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반증”이라면서 “허위 진술까지 강요하는 민간어린이집, 이 같은 갑을관계 구조가 아직도 수많은 보육교사들이 어린이집 내부 문제에 대해 자신에게 돌아올 취업 방해 등을 걱정하며 진실을 침묵하게 만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달서구에서 발생한 블랙리스트 사건은 취업 방해 뿐 만 아니라 현재 일하고 있는 어린이집에서 원장에게 찍히게 되면 더 이상 일할 수 없도록 심리적이고 정서적으로 어떻게 압박하고 옥죄면서 사직을 종용하는 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또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구시와 달서구청은 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신분 및 비밀보장으로 부조리 신고를 활성화하겠다면서 각종 대책을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오늘 같은 사건이 발생했고, 공익제보자 유출에 대한 문제인식조차 미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분개했다.

이어 “폐쇄적 구조를 타파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바로 보육교사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제보자에 대한 신분 및 비밀보장이 적극적으로 요구되지만 대구시와 동구청은 수수방관하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민간어린이집 문제 즉각적인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공익제보자 정보 유출 공무원 징계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고용안전대책 즉각 발표를 요구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6월 25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해당 사실에 대해 부당해고 신청 접수 및 대구시 감사과에 해당 문제를 접수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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