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숙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정책토론회'를 통해 노숙인의 인권침해 사례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독립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노출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이 보편적인 인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관련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또한 거주지가 일정치 않으면 대상에서 제외시키기 때문에 노숙인들의 인권침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며 주민등록을 도용한 사기나 구타등이 빈번한 것으로 보고돼 최소한의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작년 서울역에서는 노숙인 다수가 한꺼번에 행적을 감춘 일이 있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1일 용역으로 고용돼 철거작업에 투입됐다. 문제는 노숙인들의 임무가 철거가 아니라 대치상태에 있는 주민들과의 몸싸움에서 총알받이역할을 수행했다는데 있다. 노숙인을 고용한 측은 이들에게 '치료비는 걱정말고 무조건 맞아라'라는 요구를 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지난 2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숙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정책토론회'를 통해 노숙인의 인권침해 사례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나 의료기관에서도 인권침해 사례가 빈번해 개선의 필요성이 강조했다.

대한성공회 '살림터' 남철곤 총무는 "실무자로써 노숙인을 포괄하는 정책한계점을 인정하며 기관으로서도 돕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전실노협 정은일 사무국장은 "우리나라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법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지만 이마저도 집이 없어 주소지가 분명치 않으면 해택을 받을 수 없다. 가장 가난한 이들이 제외돼 있는 현상과 다를 바가 없다"라며 노숙인을 위한 법률제정과 함께 시행하고 있는 법률 개정을 촉구했다. 덧붙여 "노숙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부정적인 이유는 언론의 힘이 크다며, 지난해 언론기사를 종합해본 결과 97%의 노인숙인이 범죄의 희생자였고 3%정도만 경범죄나 절도죄의 가해자인점을 감안할 때 노숙인을 무조건 부정적인 인자로 바라보는 시각은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남기철 교수도 "노숙인들 중에는 주민등록증이 없는 이들도 다수며 대한민국에서 주민등록증 없이 취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말소된 주민등록증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일정금액의 돈이 지불돼야 하는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에게 이는 큰 돈이다"라고 노숙인 복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도 노숙인과 관련된 정책과 법제 현황, 향후 방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민간복지협력팀의 최현배 사무관이 토론에 참석했지만 "사회복지 안에서도 노숙인 복지는 기타복지에 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서울역에 노숙인 무료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할 계획이고 5월달까지 자체검진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를 만들어가겠다"라는 궁색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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