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최근 대부분의 직장인이 55세를 전후하여 정년, 조기퇴직 등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노인 일자리 창출문제는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사회적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일정 교육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전래동화와 전통놀이를 가르치는 이들이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 전래동화강사
낙산어린집에서 주1회 1시간씩 전래동화 강사로 활동중인 서영순(71세)氏는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덕분에 수업준비로 분주한 1주일의 피로가 사라진다고 전한다. 서씨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의 대다수는 전래동화로 교훈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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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들려주고 있는 서영순(71세)氏 |
2001년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의 제안으로 동화구연강사 교육을 받고 2003년부터 복지관의 추천을 받아 강사로 활동하게 된 서씨는 동화 구연말고도 인형과 소품을 이용한 '손유희'시간을 맡아 진행 중에 있다.
"너무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집중 시간이 짧아 조금만 지루해도 허튼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때일수록 다양한 소품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노하우를 전수한 서씨는 복지관을 통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은 것이 취업 성공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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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래동화에 심취해 있는 낙산어린이집 아이들 |
낙산어린이집 한석필 원장은 "처음에는 무료지원을 받아 시작할 프로그램이지만 서영순 어른의 경우 젊은 사람보다 준비된 이야기가 많으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능력이 탁월해 산만하고 집중력이 짧은 유아들에게는 제격"이라고 전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 전도사로 활동 - 전통놀이강사
올해로 65세가 되는 이송자씨는 국민대 부설어린이집에서 강사생활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복지관을 통해 민속체조를 배워둔 것이 강사생활로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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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놀이의 동작을 가르치고 있는 이송자(65세)氏 |
이씨는 5년전부터 꾸준히 관악노인복지관을 찾아 무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수강했고, 건강도 지킬 겸 민속체조를 시작했다.
마침 복지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추진하던 노인강사 모집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교육과 면접 시험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 이씨의 말을 빌리자면 "노인들이라고 해서 대충 교육받는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젊은 사람보다 더 치열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나도 교육받을 때 결석한번 없이 모든 과제를 다 수행했다"라고 전했다.
최근 노인일자리사업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없거나 연령이 높아 취업이 힘든 이들은 월20∼30만원의 일자리에서 몰리기 십상이다. 특히 복지관에서 소개하는 노인일자리의 경우는 하루종일 일하는 것보다 하루 중 몇 시간만 투자하는 것들이 많아 노인층에게는 인기가 많다.
"월 20만원 남짓 받는 금액이 좀 모자라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 낫다"며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은 넘쳐나지만 그만큼 일자리가 없어 아쉽다"고 말하는 이씨는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회초년생 기분으로 수업준비에 매진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에게 이씨가 전하는 전통놀이는 전통놀이도구를 이용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전통음악에 맞춰 장단을 맞추거나 율동을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자발적 참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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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평균 20번의 수업을 진행하며 때마다 다른 노래와 놀이를 준비하는 것이 힘에 부칠때도 있지만 그 재미에 빠져 노인우울증, 소외감등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이씨의 경험처럼 노인에게 일자리는 단지 경제적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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