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어느나라 보다 다급하고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지금의 고령자들은 전쟁을 전후로 태어나 경제성장의 근원적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노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부모를 자식이 돌봐야 함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던 세대인데다 노후를 위한 투자보다는 자식을 위한 투자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년자산을 검토할 때 40대 전후로 화폐보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지목했다. 이는 내집 마련을 위해 일정액까지는 꾸준히 저축을 하지만 집장만을 계기로 부동산 위주의 재산 소유 형태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집 장만 이후에 모아지는 화폐에 한해서도 자녀 학비와 생활비, 자녀 결혼준비 비용으로 소진하기 때문에 현금이 필요한 노후가 되어서는 집밖에 가진게 없는 가난한 노후를 영위해야 했다.

종신형 역(逆)모기지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볼 때 우리나라는 오는 2017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유년인구를 추월,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노후 소득보장 대책은 국민연금 정도밖에 없는 상태이고,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는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종신형 역(逆)모기지’제도가 노인들의 소득 보장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의 하나로 보고, 종합적인 종신형 역모기지 지원 대책을 검토해 왔다.
역(逆)모기지란 본인명의의 주택에 대해 담보 및 대출계약을 체결한 뒤 일정금액을 연금의 형태로 수령하는 최신 금융기법이다. 역모기지의 이용은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게 안정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고령사회를 극복할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4년 5월 이후부터 신한·조흥은행, 농협, 흥국생명 등 4곳에서 역모기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용자 수가 통틀어 400명이 안 될 정도로 실효성에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대표적 이유는 금융권에서 운영하고 있는 역모기지의 경우 대부분이 종신까지 보장되는 것이 아닌 10∼15년의 만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최대 15년 후에는 대출금액을 모두 갚거나 집을 담보로 넘겨야 하는 부담감을 받아들여야 했다.

'종신형 역(逆)모기지' 어떻게 운용하나.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지원 방안에 따르면 보험수급자로 확정될 경우 종신토록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상자 모두 65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있으며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한 자에 한한다.
따라서 공시가격 3억원짜리 주택을 갖고 있는 65세이상 고령자 부부의 경우 매달 60∼90만원의 돈을 연금처럼 지급받을 수 있다. 단 배후자 중 한사람이라도 65세 이전이라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가입 후 주택 명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상속세 납부당의 상속절차를 마친 뒤 월지급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역모기지를 종신형으로 실시할 경우 이용자가 예상보다 오래 살거나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의 손해를 우려, 10∼15년의 만기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재정경제부는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적보증과 세제지원을 통해 역모기지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지원대책에는 "종신형 역모기지를 운영하는 금융기관이 손해를 볼 경우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 이용자들에 대한 세제 해택, 역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의 기준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집 값이 떨어지거나 예상보다 오래 살아 월지급금이 대출한도를 넘어서더라도 정부가 보증기금과 정부재원을 활용해 사망때까지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입한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에 대비, 주택금융공사가 월지급금을 중단 없이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가입시 월지급액이나 대출한도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계산한 한도와 지급액을 따라야 한다. 때문에 고령자는 자신의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이 얼마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며 건강을 체크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예상보다 일찍 사망할 경우에는 집을 팔아 남은 돈을 상속인에게 돌려주게 된다.

역(逆)모기지 장점.

제정경제부는 역모기지의 장점으로 고령자는 사망시(또는 계약시)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매월 일정한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주거안정과 노후소득보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있다. 또한 일정한 세제 해택이 주어지는데 세제지원 대상은 역모기지 이용자 중에서도 생활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연간소득(근로·사업·임대·연금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이 1200만원 이하면서 3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주택을 가진 1주택 1세대주로 지원요건이 강화됐다.

세제지원은 우선 등록세(근저당금액×0.2%)와 지방교육세(등록세×20%)가 면제되며, 근저당 금액의 1%에 해당하는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3억원 주택일 경우 등록세 72만원, 채권구입 면제로 33만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역모기지 이용주택에 대해 매년 재산세가 25% 감면되며 역모기지 대출이자비용에 대한 소득공제도 연간 200만원 한도 내에서 적용된다.

역(逆)모기지 단점.

하지만 역모기지의 실효성을 두고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유인 즉슨 노인가구의 한달 생활비를 10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공시가격이 적어도 3억원 이상인 집을 소유해야 9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3억원 정도의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은 평수가 큰 고급주택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에는 주택이 가지고 있는 큰 평수 때문에 주택가격이 3억원 이하라도 세제해택에서 제외된다. 결과적으로 지방에서 40평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서울에서 20평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동일한 2억원대의 주택 가격임에도 세제해택을 받을 수 없는 논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3억원 상당의 집을 담보로 월 90만원 이상의 돈을 수령한다 해도 고령자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약값이며, 관리비등에 사용하고 나면 넉넉한 금액은 아니라고 전했다. 단, 연금 형식으로 지급되는 금액 중 큰 병혹은 자녀의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경우에는 대출액의 30%이내에서 목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매월 받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뿐만아니라 고령자의 경우, 대부분의 경제적 능력을 남성이 가지고 있던 시대적 상황과 결혼은 남성의 나이가 여성보다 많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부부모두가 65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제한은 결국 65세의 남성가장이 6살 연하인 여성과 결혼했을 때 71세가 되어서야 신청자격이 된다는 모순점을 안고 있다.  

이밖에도 '6억원 이하의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한 자에 한하지만 논·밭 등 기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1주택자로 본다'라는 따라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6억원 미만의 주택을 한 채만 가지고 있는 자는 역모기지의 수혜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대두된다. 농촌가구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라는 방편치고는 보완할 점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마치며.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게 안정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방편으로 출현한 역모기지를 두고 전문가들도 활용성과 적합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점을 주고 있다. 더욱이 역모기지에 대한 고령자들의 관심은 활용방안 발표 직후부터 빗발치는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대단하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종신형 역모기지'의 경우, 정작 대상에 포함돼야 할 고령자들 전체를 아우루지 못하는 한계점을 여실히 들어내고 있어 '누구를 위한 역모기지인가'라는 비판을 살 정도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경영학과 박경서 교수는“종신형 역모기지는 고령화 대책의 일환인 만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주택담보비율은 높이고 가입대상 기준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후인생의 연장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절실함은 노인들에게 주었고, 이같은 시점에서 집을 담보로 생을 다하는 날까지 종신연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의 실효성과 성공여부에 대한 검토는 반드시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며,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을 수혜대상으로 감싸안을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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