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서울까지 581㎞, 그리고 일본 도쿄에서 후쿠오까지 1950㎞에 이르는 총 2531㎞를 두 팔로 페달을 돌리는 장애인용 사이클인 핸드사이클로 완주한 이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우창윤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50. 지체장애 1급)이다.

우창윤 부회장은 지난 4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서울까지 581km를 핸드사이클로 완주한데 이어 일본 도쿄-후쿠오카에 이르는 1950km 2차 도전을 마치고 26일 귀국했다.

42℃에 달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와 자전거도로가 없는 일본의 도로 위에서 태극기와 일장기를 양 쪽에 매달고 달린 그의 독한 도전기를 들었다.

부산-서울 구간에 이은 2차 도전을 마친 소감

큰일을 마무리한 기분이다. 이동하는 동안 내가 만난 장애인, 비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들이 준 희망을 가지고 와서 무척 뿌듯하다. 2차 도전 전에는 도쿄장애인체육협회와 체육 교류를 가졌는데,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갖기로 한 것도 큰 수확이다.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긴 구간을 핸드사이클로 종주한 이유

애초에 핸드사이클 ‘희망을 달리다’ 프로젝트는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아시아인들이 평화롭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미래의 모습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이다. 힘겹고 고통스러울 때마다 스스로 질문했다. 나보다 젊은 사람이 해야 되는 건데, 그렇지만 부산-서울 구간을 완주하며 다짐했던 책임감, 장애인 사이클로 먼 거리를 완주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이 느낀 희망을 더 멀리 전하고 싶었다.

한국과 일본의 핸드사이클 종주를 비교해보자면 어떤가

하드웨어는 한국, 소프트웨어는 일본이다. 일본은 일단 한국보다 훨씬 열악하다.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자전거도로가 없었다. 깜짝 놀랐다. 길은 좁지,  날은 덥지, 지리는 모르겠고, 말은 안 통하지. 처음 2~3일 정도는 적응이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자 '일본이 굉장히 자전거로 달리기 편하구나' 싶었다. 자동차가 한 번도 뒤에서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추월해야 하면 멀찌감치 뒤에서 위험하지 않게 하고, 교차로에서도 내가 움직이기 전에 뒤차는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 놀라웠다. 자동차,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가 상대를 배려하면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었다.

우리는 자전거도로를 따로 만드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자전거도로에서는 달리기 좋지만, 정작 자전거도로가 아닌 곳에서는 무척 위험한 편이어서 그런 모습이 인상 깊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 사람들 무척 친절하다. 눈이 마주치면 고개라도 끄덕인다. 차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다. 손이라도 들면 문 열고 인사. 아이들이 버스에서, 노인들이 논에서. 수많은 일본 사람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지나가며 태극기를 달고 있는 나를 본 사람들은 더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분명히 의미 있는 기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도쿄에서 후쿠오카, 부산, 서울에 이르는 1, 2차 도전기를 책으로 엮을 계획이다. 다음 도전은 평양을 거쳐 북경에 가는 건데, 만약 북한에서 승인 받기가 어렵다면 중국부터 추진하려고 한다. 더는 못 할 때까지 하고 싶다. 아시안하이웨이가 끝나도 다른 사람이 바통을 이어받아서 계속 했으면 좋겠다.

이번 종주를 성공적으로 이끈 요인은 딱 세 가지다. 정신력, 사람들의 응원, 그리고 일본 자동차운전자들의 배려.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함께 해 준 동료들(김영덕, 김봉민)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핸드사이클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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