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중한 영화제에 홍보대사를 맡게 돼 영광이에요.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어요.”

구혜선은 지난 4개월 간 영화 시나리오 작업, 전시회 준비, 작곡, 기부행사, 최근에는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무척 바쁜 나날을 보냈다. 워낙 빡빡한 일정 때문에 영화제 홍보대사를 쉽게 승낙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쾌히 이번 제14회 장애인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 제작, 출연까지 수락했다.

특히 공개 된 트레일러는 그녀가 직접 물속에서 수화를 하는 장면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 하는 촬영이라 긴장이 많이 됐었죠.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잘 끝났어요. 트레일러도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잘 표현 된 것 같아요. 장애인의 삶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그들 역시 사랑에 빠진 상태이고, 우리 모두가 그런 당신을 사랑한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몸이 두 개 라도 모자랄 상황에서 홍보대사와 트레일러 감독 두 가지 일을 모두 병행한 구혜선은 감독으로 데뷔할 때부터 ‘장애’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녀는 지난해 샴쌍둥이의 삶을 다룬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때 한창 ‘나는 누구인가’ 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던 시기였죠, 인간의 양면성, 모순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것을 주제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어요. 머리가 두 개인 형제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그들은 단지 겉모습이 다를 뿐, 더 큰 사랑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구혜선은 영화 ‘복숭아 나무’를 통해 장애인의 삶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정작 장애인들은 여러 환경적 제한으로 영화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녀는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서 이러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는 인식의 해제가 가장 절실하다고 봐요. 사람은 태어나서 혼자 살아가지 못하고 장애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것을 ‘희생과 봉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고 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장애인영화제 홍보대사로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배우로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 해 그러한 인식 개선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구혜선은 제14회 장애인영화제 홍보대사로서의 각오도 드러냈다.

“홍보대사로 임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를 수행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리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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