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은 ‘2014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참여예산 설명회’를 13일 오후 3시에 대구시교육청 대강당에서 개최한다는 공문을 지난 5일 각 학교로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각 학교별로 학교운영위원 중 학부모위원 1명 정도는 적극 참석하도록 하고, 대구시민과 학부모 등은 자율참석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교육청의 표현대로 학부모들의 자율참석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대구시민에게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대구시교육청은 처음으로 개최하는 주민참여예산 설명회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교육청은 지금까지 보도자료 조차 내지 않고 있으며, 어제 오후에 마지 못해 교육청 홈페이지 참여마당/재정현황/주민참여예산제도 게시판에 올린 것이 전부다.

쉽게 찾기 힘든 이 게시판을 보고 학부모나 대구시민 중 누가 참여하겠는가? 은밀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대구시교육청의 이번 주민참여예산 설명회는 사실상 주민참여예산 설명회라 볼 수 없는 이유다.

주민참여예산 설명회 내용을 보면,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예산편성 방향 및 주요사업을 설명한 뒤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다. 정확히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핵심은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주민의견을 반영하고, 편성된 예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집행하였는지에 대한 평가과정에도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인데, 이 같은 기본운영계획도 제시하지 않고, 관련 자료도 사전에 공개한 것이 없다. 주민참여예산 설명회 시늉은 내야하고, 실질적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기는 싫다 보니 교묘한 방식으로 지질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주민참여를 보장하여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이고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가장 기본인 홍보도 하지 않고, 예산학교도 사전에 개최한 바 없는데, 그 자리에서 2014년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주민의견 수렴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대구시교육청은 자료공개도 없이 일방적으로 은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 자리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스럽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전교조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등은 지난 8월14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교육감 치적홍보로 전락한 일방적 정책설명회를 주민참여예산 정책설명회로 둔갑시킨 것에 대한 사과와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치졸한 방식으로 더 이상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무력화시켜서는 안된다. 1년 과정의 주민참여제도인 시스템을 하나의 행사 치루 듯이 하고 있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은밀하고 교묘하면서 지질하게 일방적으로 추진된 대구시교육청의 주민참여예산 설명회를 규탄한다.

2013년 9월 11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전교조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연맹 대경본부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