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들이 시업장에서 여전히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전후 휴가에 대해 가장 많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임산부의 날을 맞아 올해 1~6월까지 ‘평등의 전화’에서 544건의 모성권 관련 상담을 받은 사례를 모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상담유형은 출산전후휴가 상담 265건(48.7%), 육아휴직 상담 243건(44.7%), 임신출산 불이익 22건(4%), 임신출산 해고 9건(1.7%) 순이었다.

출산전후휴가 상담은 크게 휴가 사용여부, 휴가기간, 휴가 사용 후 복직이 힘든 상황 등으로 구분됐다.

광주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임신 5개월 된 한 여성은 야간근로를 거부하자 “임신은 혼자만 했냐”며 “다른 사람들도 다 했던 일을 못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 임신이 무슨 벼슬이냐?”고 모욕을 주고 다른 부서에 가서 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회사는 설립한지 5년이 넘었지만 임신하면 다들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다.

출산전후휴가 90일은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주장이다.

마창여성노동자회 상담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는 원장으로부터 산전후휴가 90일을 모두 주기 어려우니 1개월만 쉬고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한 구청 어린이집에서 5년째 근무하던 여성노동자는 재계약 면담에서 임신상태를 이야기한 뒤 탈락되기도 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고 해도 복직 후 원직복직이 안 돼 이를 문의하는 상담사례도 많았다.

전북여성노동자회는 “육아 휴직 후 복직하려 했더니 대체인력으로 뽑은 인력을 강제로 그만두게 할 수 없으니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자회는 “임산부의 날을 맞아 각종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하는 여성들이 맘 놓고 임신, 출산, 육아를 할 수 있는 직장의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모성권이 제대로 보장되게 하기 위해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다. 더불어 비정규직 여성의 모성권 보장, 남성들의 육아참여 확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산부의 날은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주최, 인구보건복지협회 주관으로 2005년에 제정된 날이다. 10월 10일은 임신 기간 10개월, 풍요와 수확의 달 10월을 의미한다.

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여전히 임신한 여성노동자들은 사업장에서 ‘불량품’ 취급을 받고 쫓겨나기 일쑤다”고 토로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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