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어린이집 고발 보육교사가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월 23일 개최된 전원위원회에서 평창의 한 공립 어린이집 원장의 불법행위를 보건복지부 등에 신고했다가 사실상 부당해고를 당해 어린이집에서 쫓겨난 어린이집 교사 A씨에 대해 원상회복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인 B씨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 면접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건은 평창의 한 공립어린이집 교사로 재직하던 이들 교사들이 올해 2월 14일 어린이집 원장이 원아 출석일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았다며 복지부와 강원도 등에 신고하면서 발생했다.

실제 이들의 신고내용은 평창군의 조사를 거쳐 사실로 확인됐고, 영유아보육법 등을 위반한 원장에 대해 자격정지 45일 및 보조금 반환 등의 행정처분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들이 공익제보를 한 후 약 한 달 여 뒤인 3월 22일 새로 취임한 원장은 신규 공개채용에 응한 A씨와 C씨를 부당한 방법으로 탈락시켰다.

또 다른 공익제보자인 B씨는 신규 채용을 위한 심사위원들이 전 원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지역 내 어린이집 원장들로 구성돼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채용과정에 응하지 않았다.

이중 C씨는 6월 초 강원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아 어린이집에 복직했다.

구제를 받지 못한 A씨와 B씨는 6월 24일 참여연대 등의 지원을 받아 권익위에도 보호조치를 신청했다.

그 결과 이번에 A씨는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자로 인정받아 복직의 길이 열렸으나, B씨는 불공정한 채용과정을 문제 삼으며 신규채용에 응하지 않아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권익위가 이들 어린이집 교사들이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며 복직 등 원상회복 조치를 취하라고 한 것은 환영한다”면서“하지만 부당하게 진행된 신규채용절차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다른 1명에 대해서는 보호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또 “B씨의 경우 동료 교사들을 구제해 달라며 면접에 응하지 않아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적 조치가 아니더라도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장, 그리고 기초기자체장이 복직을 권고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B씨에게 보호조치를 내리지 않은 권익위의 판단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교사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평창군 공무원들이 한 달 근무계약을 요구했을 때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년 이상 근무해 무기계약 대상이 됐거나(C씨의 경우) 새로 계약하지 않아 이전 계약의 효력이 승계되는(A와 B씨의 경우)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한 달 짜리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한다는 것은 통상적이지도 않으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만일 그들이 공익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계약서가 제시될 일도 없었다는 것”이라면서 “즉, 이러한 부당행위는 문제 사업장 구성원을 모두 ‘물갈이’하겠다는 발상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시점에서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렇게 본다면 부당한 계약의 연장선 하의 신규채용행위 자체도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을 야기한 도의적인 책임은 복지부와 강원도, 평창군에 있음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지부와 강원도는 어린이집 비리신고를 권장해 직접 해당 신고를 접수했고, 평창군은 신고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으면서도, 막상 신고자는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큰 상처를 제보자들에게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공익신고자인 B씨도 신분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을 복지부와 강원도 및 평창군에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참여연대 등이 같은 날 보호조치를 신청한 대구의 어린이집 교사 블랙리스트 사건은 좀 더 조사한다는 이유로 이 날 결정되지 않았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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