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열린 건보 보장성 강화 토론회에서 진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 파탄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최소한 진료비 부담으로 가계가 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합의한 보험급여확대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다.

의료연대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김창보 의료연대회의 정책위원은 발제에 앞서 지난 13일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한 연두기자회견문과 관련, "'2만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지식서비스 산업, 교육·의료산업, 문화·관광·레저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의료산업을 국가적 전략사업으로 천명한 것과 같다"며 "이는 더 이상 보건의료를 국민의 건강에 대한 국가적 의무를 정책의 우선에 두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은 보건의료를 2만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적 산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양극화의 중요한 문제인 건강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한 건보 급여확대를 추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며 "전자의 경우 '국민의 건강을 상업화'한 정권으로 낙인찍히지만, 후자의 경우 어려운 시대 국민 건강권을 위해 노력한 정권으로 평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원은 "건강보험 재정확대에 따른 정부부담액 증가와 비급여가 사실상 수입의 보전방안으로 활용됨에 따른 의약계의 부담 가중, 국민들의 보험료 인상 반대 등이 건강보험 보장성 개선의 방해요인"이라며 "그러나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집안이 망하지 않지만, 급여확대가 안되면 의료비 부담으로 집안이 망할 수 있다"며 보험급여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급여확대를 건강보험 급여원리에 부합하는 모든 서비스 항목에 대해 일괄 급여화하는 방식으로 정부·의약계·가입자 대표의 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중증질환자 의료비 경감대책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체계를 개편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센터 소장은 "OECD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본인부담 비율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본인부담 비율 52.5%)밖에 없다"며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본인부담 탕감제도와 본인부담상한제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주요 국가의 '보건의료비 대비 본인부담 비율(2001년 기준)'이 체코가 8.6%로 가장 낮았으며, 프랑스 10.2%, 네덜란드 10.3%, 독일 10.6%, 아일랜드 11.9%, 노르웨이 14.3%, 캐나다 15.3%, 덴마크 15.8%, 호주 19.3%, 핀란드 20.2% 순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어 "어떤 경우에도 질병으로 인해 가계가 파탄나거나 제대로
진료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피력한 후, △건강증진과 예방보건에 대한 급여(본인부담 없음)를 실시하는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장비(초음파 등)나 각종 검사에 대해 전체적으로 급여 항복으로 포함하며 △'약에 대한 급여와 본인부담 방식'을 재검토 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이 소장은 "서비스의 특성별로 본인부담률을 다양하게 차등화 하는 선진 외국의 사례도 참조할 것"을 요구했다.

이혜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2005년 '무상의료실현'을 의료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목표로 설정했다"며 "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정책내용 및 과제를 구체화하고, 현실에서 제기되는 투쟁요구들을 어떻게 '무상의료'아 결합할 것인가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