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시에는 결식아동 중식지원예산 지원을 요청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유치원과 초중고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은 삭감해 그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에 차기 대권을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24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김문수 도지사가 무상급식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전액 삭감한다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의 재정난으로 무상급식예산 86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혔 바 있다.

현재 경기도 유치원과 초중고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은 연 7131억원으로 138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경기도교육청과 해당 지자체가 각각 4000억원과 3131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가 874억원의 학교급식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의도적으로 이슈화를 노린 것은 1조원이 넘는 재정결손에 대한 시선을 복지논쟁으로 돌리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게 백 의원의 주장이다.

백재현 의원은 "예산이 부족하다면 불요불급한 예산 소위 ‘나쁜예산’부터 줄이는 것이 원칙인데, 아이들 밥값부터 줄이겠다는 것은 ‘보편적 복지 대 선별적 복지’구도를 만들어 보수층의 환심을 사, 개인의 차기 행보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는 8월 22일 제출한 1차 추경에서 일산대교와 제3경인고속도로 등 두 민자도로 사업자에게 지급할 적자 보전금 71억원을 편성. 내년도 본예산에도 민자도록 적자금 보전명목으로 26억원을 추가 편성할 계획이다.

백 의원은 "재정난으로 예산지출을 3800억원 넘게 줄이는 추경을 하겠다는 경기도가 민자도로 사업자들에게 주기 위해 71억원의 예산을 증액시킨 것은 도민의 복지보다는 민간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겠다는 양심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경기도 교육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의 내년도 무상급식예산 전액삭감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만 3~5세, 초·중학교 전체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곳이 올해 18개 시·군에서 내년에는 24개 시·군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백 의원은 "일선 자치단체에서는 다른 예산을 줄이더라도 무상급식 예산은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결국 무상급식이 돈의 문제가 아닌 철학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김문수 지사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 제기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철학의 빈곤이든, 정치적 꼼수이든 간에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문수 지사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은 그의 지난 발언과 배치된다.

1999년 12월 1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당시 회의록을 보면 당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결식아동 중식지원 예산안통과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기획예산처장관을 상대로 "결식아동 중식지원예산 100억원을 요청했는데, 30억원이 반영이 됐다"면서 "빈곤인구가 1997년 대비 곱 이상 늘어나고 있다. 저는 아무리 봐도 그것(결식아동 중식지원예산)보다 더 급한 예산 하나도 없다. 증액을 한 예산 중에 그보다 더 급한 것이 있으면 한번 내봐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더 급한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호소를 하고 해도 아이들이 말 못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조직돼 있지 않다고 해서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보다 재정이 열악한 인천도 무상급식지원은 예년 수준(267억원)으로 편성한다는 계획이고,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재정자립도 15위인 전북은 내년도 물가인상분을 고려해 무상급식 예산을 소폭 인상시킨다고 제시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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