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재정적자를 국가 보조금으로 매우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재정적 어려움은 뒤로 한 채 이사장과 임원에게 모두 전용차량을 지급하고 전용 운전사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급된 전용차량의 유지비로만 2011년부터 지금까지 2억원 넘게 지출했으며, 전용 운전사의 임금까지 합치면 14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받은 각 기관의‘전용차량 운영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김현숙 의원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그동안 이사장은 물론 5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 1명의 연구원장 등 임원 8명 모두에게 전용 차량을 지급하고 전용 운전사까지 제공해 2011년부터 2013년 8월 현재까지 14억970만원을 지출했다.

지출 내역을 보면 유류비 1억5445만원, 수리·관리비 3786만원, 통행료 등 기타 비용 1432만원, 전용 운전사 임금 12억332만원이다.

임원별 유지비 지출은 이사장은 지난 3년간 총 3685만원을 차량 유지비로, 상임감사는 1394만원, 기획상임이사는 2757만원, 총무상임이사는 3274만원, 징수상임이사는 3291만원, 급여상임이사는 2591만원, 장기요양상임이사는 2746만원,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927만원을 각각 지출됐다.

반면 건보공단을 관할하는 보건복지부의 경우 장관과 차관에게만 전용차량을 지급하고 있고, 같은 기간 건보공단의 1/5 수준인 443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년간 복지부 장관 차량의 유지비로 지출된 금액은 모두 2521만원인데 반해 건보공단 이사장 개인의 차량 유지비로 지출된 금액은 장관보다 1.5배 많은 3685만원이나 된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근로복지공단의 경우 이사장과 기획이사, 감사에게만 전용차량을 제공했을 뿐 나머지 3명의 이사에게는 차량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복지부 산하 기관 전용차량 이용자의 개인별 전용차량 유지비 지출 현황을 비교한 결과 지출액 상위 10명 중 5명이 건보공단의 기관장과 임원이었다.

  건보공단 이사장이 3685만원으로 3번째로 많은 금액을 지출했으며, 징수 상임이사가 3291만원으로 6번째, 총무상임이사가 3274만원으로 7번째 , 기획상임이사가 2757만원으로 9번째, 장기요양상임이사가 2746만원으로 10번째였다.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기관장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4589만원이며, 2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3976만원을 사용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이렇게 전용차량 비용으로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량을 관리하고 용처를 기록하기 위해 작성하는‘차량일지’ 또한 제멋대로 관리하고 있었다.

차량일지를 분석한 결과 이사장 전용 차량의 경우 일지에 ‘운행거리’와 ‘유류 잔량’만이 기록돼 있을 뿐 ‘운행시간’, ‘경유지’, ‘목적지’는 전혀 작성되고 있지 않아 차량 운행의 용처 등을 전혀 알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상임이사, 감사, 연구원장 역시 이와 똑같이 작성되고 있었으나, 기재는 올 해 6월부터 하고 있었다.

그 원인은 건보공단의‘차량관리운영규칙’(차량운행일지)에 '운전원은 운행종료 후 별지 제3호서식의 차량운행일지를 작성하여 관리부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전용차량은 주행거리만을 기록할 수 있다'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놓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숙 의원은 “결국 이사장 및 임원진의 차량을 마음대로 운행하기 위해 내부 규칙에 이와 같은 꼼수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공석인 국민건강보험정책연구원 원장 전용차량의 경우 부원장을 비롯한 일반 직원들의 업무차량으로 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부의 재정적 도움 없이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태임에도 이사장과 임원들은 복지부 장·차관만 제공받는 전용 차량과 전용 운전사를 제공 받고, 유지비도 흥청망청 사용하고 있다”며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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