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 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소득이 없으면 건강보험료를 한푼도 내지 않는 ‘소득중심의 단일한 건강보험 부과체계’가 국정감사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칙적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소득중심의 동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고, 재산은 건강보험료 부과요소에서 제외한다는 ‘소득중심의 단일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월소득 100만원 근로자는 보험료는 월 5만8000원씩 내지만, 소득은 없지만 재산만 340억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보험료가 0원이 된다.
최동익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소득은 없지만 재산만 있는 ‘무소득 재산가’ 지역가입자 세대주는 120만명에 달하고 있다.
‘무소득 재산가’ 지역가입자 세대주 120만명 중 재산이 10억원 이상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무려 1만2868명이나 된다.
특히 이중 300억원대 재산가 1명을 비롯해 200억원대 5명, 100억원대 24명, 50억~100억원 미만은 149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건강보험료 재산금액 평가방식이 주택이나 건물 등의 경우 과세표준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평가되는 재산금액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2013년 8월 한달치 산정보험료만 1150억원, 1년이면 1조38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만일 계획대로 단순히 소득에만 건보료를 부과한다면 이들 모두 그나마 내던 보험료마저 면제된다.
반면 재산은 하나도 없지만 월소득이 100만원인 근로자는 ‘소득중심의 단일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로 개편돼도 여전히 보험료를 내야한다.
대부분의 병원비가 국민들이 내는 건보료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월100만원 버는 직장인이 340억원 재산가의 병원비를 대신 내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최동익 의원은 “‘소득중심의 단일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로 인해 재산을 부과요소에서 제외한다면 340억원 재산가 등 소득이 없는 고액 재산가의 보험료만 면제시켜주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월소득 100만원인 사람은 월 5만8000원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는데, 고액재산가들은 면제시켜주겠다고 하면 누가 공평하다고 하겠는가? 모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부과체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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