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이 없이는 매년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건보공단이 지난 2007년부터 올 해 8월 현재까지 전국에 46개 지사를 신·증축 하는데 2389억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신·증축이 명확한 기준 없이 공단에서 정한 목표만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어 예산 낭비 및 호화청사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전국 34개 지사 신축과 4개 지사의 증축을 완료했고, 9개 지사의 신축을 추진 중에 있으며, 부지매입비 663억원, 건축비 1725억원 등 총 238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지사를 신축하고 있어 근무 인원과 방문 민원이 적은 소규모 지사의 신축 규모를 크게 계획하는 등 예산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보공단이 내세운 ‘업무공간 부족, 열악한 환경, 민원인 편의 제고’등이 청사 신축의 이유에 따라 지사 직원, 1일 평균 방문객, 관할 인구 등 제반 환경과 신축 지사의 연면적을 비교했지만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3년 지사 신·증축을 통해 이전 지사에 비해 평균 2.38배 늘어났으며, 이를 통해 직원 1인당 44.0㎡(13.31평), 방문객 1인당 21.1㎡(6.38평)의 면적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전 면적(452.55㎡, 136.9평)보다도 5.5배가 넘게 넓어진 크기로, 특히 근무 직원 1인당 81.53㎡(24.7평)의 면적을 사용하게 돼 평균보다도 2배 가까이 넓은 면적을 확보했다.
한편 건보공단의 ‘2013~2017년 사옥관리 중장기 계획(안)’에 따르면 사옥환경 싵태조사를 통해 임차사옥의 신축 필요성을 점검하고, 조사 점수에 따라 사옥 신축 순번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실태조사 결과 사옥 신축의 필요성이 매우 낮은 지사임에도 불구하고 신축 의견을 ‘필요’로 해 추진하는 곳이 발견됐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각 지사의 실태조사를 통해 신축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이미 공단에서 자체사옥 보유에 대한 목표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신축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숙 의원은, “현재 건보 재정은 겉으로 보기엔 당기 흑자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매년 5조 넘게 투입되고 있는 정부 지원금이 없다면 매년 2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고려 없이 자체 사옥 보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만으로 전국 각지에 2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지사를 신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적자 상황 속에서도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마음대로 신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건보 예산이 국회의 통제를 벗어나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며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건재정을 기금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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