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이 설립 50주년 기념으로 11일 서울가정법원에서 개최한 ‘가정폭력 없는 사회를 위한 가정법원의 역할과 과제’ 주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가정폭력 방지를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윤덕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경찰청과 가정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 등이 내놓는 통계 자료 수치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며 "각 기관의 긴밀한 협조아래 가정폭력의 발생과 처리, 처분결과와 관련된 통계체제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광주가정법원 부장판사와 김정훈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는  "경제적 형편이 열악해 생업문제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당사자의 불출석과 조사관 인력 부족 등으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현곤 서울가정법원 판사는 “각종 법 제도가 피해자를 위한 법 제도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처분이 이뤄진 이후에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현소혜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정폭력 및 그와 관련된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면서 중복을 피하기 위해 가칭 문제해결센터의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의 동기가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지배와 통제라는 점, 폭력에 관대한 문화 및 가정폭력 가해자는 폭력의 심각성을 평가절하 한다는 점, 가정폭력은 반복되는 점 등에 대해 공감했다.

대책에 관해서는 폭력에 관대한 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엄벌해야 한다"는 견해와 "엄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개별적 구체적 처우를 해야 한다"는 견해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엄경천 변호사는 “가정폭력 사건에서 보호처분 결정 및 집행에 법원이 적극적이어야 한다”면서 “가정폭력에 대한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기 때문에 형사법원과는 달리 가정법원에서 복지적·후견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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