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조례에 명시돼 있는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위한 실태조사에 대한 예산은 외면하면서 설립조차 안된 구군 사회복지협의회 예산을 편성해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에 따르면 대구시는 2012년 12월에 제정된 ‘대구광역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에 명시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위원회 설치, 실태조사 시행, 처우개선 계획수립 및 사업 등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2014년 대구시 예산안에 대구시 복지정책관실은 구·군과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갑자기 ‘8개 구·군 사회복지협의회 운영지원’ 예산 8000만원을 상정했다. 예산이 통과되면 50% 구·군 매칭을 통해 총 1억6000만원을 확보해 각 구·군 사회복지협의회에 2000만원씩 지원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법 상 법정단체지만 엄연한 민간단체이고, 대구에는 시에만 설치돼 있지 구·군 사회복지협의회는 아직 결정조차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회복지협의회의 회원단체라 할 수 있는 민간복지기관들 조차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시가 미리 나서서 구․군의 사회복지협의회를 만들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 이고 코메디 같은 일이라고 연합은 꼬집었다.

연합은 “대구시의 이 같은 행위는 오히려 민간의 자생력을 허물고 관변화 시키겠다는 의도로 의심받을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설치된 민관 거버넌스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활동과도 중복돼 오히려 복지현장의 혼선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대구시의 예산편성 우선순위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체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외면하고 창립되지도 않은 특정 민간단체에 예산부터 지원한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예산으로 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말만 하면 돈이 없다며 법과 조례에 규정된 사회복지사 임금 실태조사도 거부한 대구시가 특혜예산 편성의혹을 받는 것 자체가 심지어 유착을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구·군 사회복지협의회가 자발적으로 결성되면 사회복지사업법 상 민간전달체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자생력 있는 조직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그런데 대구시가 나서서 예산부터 편성하는 것은 예산편성 우선순위와 다른 민간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봤을 때 가당치도 않고 매우 이례적이다”고 강조했다. 

연합은 “조례가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도 대구시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고, 대구지역 사회복지사들의 임금 통계자료마저 갖고 있지 못하다”며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위한 임금 실태조사 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의회는 실체도 내용도 없는 구·군 사회복지협의회 운영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해 의원입법으로 제정한 '대구광역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에 의해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앞장 설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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