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14일 ‘2014년 보건복지부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복지국가 민심을 외면한 공약파기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내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은 46조3500억 원으로 이는 사회부문 총지출예산 105조9000억 원의 43.8%에 달하는 금액이다.

전년도 본예산 대비 12.9% 증가한 것이며, 2013년도 추경예산 대비로는 11.8% 늘어난 것이다.

2014년도 복지부 소관 지출예산의 분야별 현황 (단위: 억 원)

참여연대는 “내년도 복지부 소관 예산의 증가율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중 대부분은 의무지출사업의 예산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게다가 의무지출사업 중 국정과제 관련 예산은 사실상 공약파기로 인해 증가분이 대폭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14년도 복지부 예산 가운데 의무지출예산은 39조2000억 원으로 복지부 전체 지출예산의 84.6%를 차지한다.

2014년도 의무지출은 2013년도의 34조원과 비교할 때 약 5조2000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복지부 총지출예산 증가분의 대부분은 의무지출의 증가다.

노인복지예산의 경우 2014년도 예산은 6조3444억 원으로 2013년도 4조2937억 원에 비해 2조507억 원이 증액됐으나 그 대부분은 기초노령연금 최대급여액의 인상(9만7100원→20만원)에 따른 것이다.

즉 기초노령연금 예산은 2013년 3조2099억 원에서 2014년에 5조2002억 원으로 증액돼 1조9990억 원이 늘어났다.

참여연대는 “하지만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의 공약이 지켜져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면 소요됐을 예산이 12조 원가량으로 추계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도 예산안의 증가분 1조9990억 원은 대단히 축소된 것으로 공약파기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초생활보장예산의 경우 주거급여예산이 28.0% 증가하고 취약계층 의료비지원예산이 17.3%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예산항목들은 보합세이거나 감소해 전체적으로 3.1%의 증가율을 보였다.

참여연대는 취약계층지원에 속하는 예산 중 장애인예산의 경우도 공약파기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연금은 지난 대선에서 중증장애인 전체로 대상자를 확대하고 급여액도 인상키로 공약했지만 기초연금에서처럼 소득 하위 70%로 제한함에 따라 예산증가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장애인활동지원의 경우도 급여단가를 동결해 24시간 활동지원보장과는 거리가 먼 예산이 됐다는 것.

보육예산의 경우에도 가정양육수당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상향 조정해 예산을 27.2%라는 비교적 큰 폭으로 증액했으나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게 첨여연대의 설명이다.

게다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등 보육인프라예산은 57.8%나 삭감해 전체적으로 보육예산이 비용지원에만 치중하는 불균형이 더욱 강화됐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2014년도 복지부 소관 지출예산은 공약파기가 반영된 예산이며 나아가 당장의 공약파기를 넘어 추후에라도 공약에 근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반조성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예산이며 복지국가민심을 외면한 예산”이라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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