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이 정부의 관리규정에도 못미치는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의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2일 국회에서 ‘투명인간, 여성비정규직 여기에 있다’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부터 정규직 전환 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과연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9명의 심층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윤자영 박사는 지방자치단체 1727명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월 평균 임금 136만2000원이며, 재직기간은 3.6년, 평균 연령 만 41.3세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노동자 관리규정에서 제시한 사무원 가급 7년이하 193만3130원, 사무원 나급 2년이하 135만7640원에도 못미치는 매우 낮은 저임금을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9월 5일 발표된 정부 무기계약 전환대상자는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74%를 전환제외자로 분류하는데 따르면 기간제, 파견ㆍ용역의 80% 이상이 본인의 업무를 상시ㆍ지속 업무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들이 무기계약전환대상자에 포함돼야 한다.

기간제의 81.7%가 자신의 업무를 상시ㆍ지속 업무라고 답변했으나 이들 중 무기계약직 전환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19.2%에 불과해 정부의 무기계약직 대책의 허상을 드러냈다.

무기계약직 전환 절차가 공정하다는 답변 또한 48.3%에 그치고 상급자에게 밉보인 결과 부당하다는 답변도 22.5%나 됐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심층면접에서 연구 참여자는 “가장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가장 밑에 있는 사람들과 상대하거나 인사 할 필요가 없는 식이며 메일로 일을 시켰다”며 “비정규직은 직원은 아닌데 굳이 다 인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연구의 시사점으로 고학력 여성을 저렴한 인력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점, 공공부문에서조차 여성집중업종의 경우 임금이 낮고 고용형태도 열악하다는 점, 서비스직의 감정노동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시간제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 모성보호는 그림의 떡이며 성희롱은 무대응하는 비정규직 여성의 현실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박주영 노무사는 “비정규직이 공식적인 노동으로 호명되지 않을 때 숨겨진 노동은 노동자의 존재를 호명해내지 못하는 것이다”며 “비정규직 핵심적인 특징은 단순히 고용불안이 아니라 바로 권한과 책임으로부터의 배제라는 이등계급화에 있고 이것이 차별의 시작이 된다”고 말했다.

박 노무사는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차별은 차별시정제도를 일부 개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 자체를 소외시키는 비정규직화가 차별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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