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몰입하고 있는 아프리카 남수단 아동

개발도상국의 아동들에게 교육이 식량보다 더 가치 있다고 평가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어린이재단이 국제어린이재단연맹과 함께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47개국 6500여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아동들이 교육을 식량보다 더 중시하며, 선진국의 아동들은 폭력으로부터의 보호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약 10명의 아동 중 1명 꼴(12%)로 낙후된 교육이 국가 내 폭력행위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진국의 아동들은 약 2%만이 교육 환경이 폭력과 연관돼 있다고 응답했다.

개발도상국의 아동 17%는 아동을 폭력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교육 분야를 개선하겠다고 답했고, 이는 선진국 아동에 비해 11% 높은 수치로, 국가 내에서 자행되는 폭력행위가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개발도상국 아동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사회적 본보기와 교육자로서의 가족의 중요성을 묻는 ‘당신의 영웅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아동 44%와 선진국 아동 48%가 가족이나 가족 구성원을 그들의 영웅으로 꼽았다.

김선귀 재단 해외사업본부장은 “개발도상국의 아동들은 주거와 식량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환경의 개선을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고 말했다.

또 “선진국의 아동은 환경 보호, 양성평등과 같은 문제에 더욱 높은 관심을 보인 반면 표현의 자유와 직업, 전력, 교통 및 통신에 대한 관심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책가방을 받고 기뻐하는 아프리카 남수단 아동들

‘행복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 개발도상국에서는 아동 4명 중 1명(25%)이 학교나 교육으로부터 안전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영웅을 묻는 질문에도 7%의 아동이 교사나 코치를 자신들의 영웅처럼 여긴다고 답했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5%의 아동이 교육으로부터 안전과 행복을 느끼며, 단 1%의 아동만이 교육자에게 높은 친밀감을 가졌다.

김선귀 해외사업본부장은 “개발도상국에서 교육의 가치가 점차 증가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 지역의 아동들은 학교생활을 안전 및 행복과 연관 지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선진국의 아동이 학교보다는 가족 및 친구와 함께 지낼 때 높은 안전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아동은 욕구에 대한 충족도가 높으며, 삶의 기본 요건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국가에서 벌어지는 폭력행위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프리카의 아동 중 3분의 1에 달하는 아동(29%)은 빈곤과 폭력행위를 연관 지었지만, 미주에서 가정폭력을 폭력행위의 근본으로 본 아동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5명 중 1명(20%)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아동 4명 중 1명꼴(25%)로 음주행위를 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는데, 이는 아프리카의 4배, 미국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국내 아동을 대상으로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55%의 국내 아동이 가정에 있을 때 가장 안전과 행복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56%의 아동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영웅으로 여긴다고 응답했다.

또 절반 이상의 아동이 양질의 교육을 받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아 교육열이 높은 한국 사회의 특징이 조사결과에 반영됐다.

이제훈 재단 회장은 “아동복지전문기관으로서 아동과 함께하고, 의견을 낼 기회가 없는 아동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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