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기도 재정위기와 맞물려 저소득층 의료비, 장애인 및 정신보건 예산은 물론 도민의 복지와 건강에 직결되는 민생복지 관련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되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번 행감을 통해 경기도 재정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낼 것을 기대하며 모니터를 진행했다.

경기복지재단 연구실적 문제, 경기도의료원의 공공의료정책 등의 주요한 지적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도의원들의 정책적 질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문제점을 찾아 핵심사항을 깊게 파헤치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는, 원론적 수준의 문제 지적, 자료 작성 오류 지적, 현안 재확인과 함께 집행부의 노력을 당부하는 수준에 그쳤다. 피감기관 또한 자료 제출 미흡, 업무 숙지 미흡 등의 구태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의원들의 지적사항에 앞으로의 재발방지책이나 대책과 관련한 답변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검토해보겠다, 노력해보겠다, 조율이 어렵다’ 등의 소극적인 답변으로 일관했을 뿐이다.

또한, 행감에 이어 진행된 2013년도 제2회 경기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 세출 추가경정 예산안과 2014년도 경기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 세출 예산안에 관련한 보건복지국 심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도민의 이해와 요구가 높은 복지예산과 관련한 심사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지만, 예산에 대한 분석과 복지예산 감액으로 인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했고 문제점 지적에 대해 부족한 답변을 내놓는 집행부의 모습에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도의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스스로가 인정한 재정 결함만 해도 무려 1조원이 넘으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액 추경을 하는 사태까지 맞았다. 이번 2014년도 경기도 예산안 일반 회계는 12조9274억 원, 특별회계는 3조714억 원으로 이중 사회복지 분야 예산안은 5조3790억 원

(전체 예산의 38.1%), 보건 분야는 1995억 원(전체 예산의 1.4%)이다. 전체적으로는 각각 전년도 대비 25.1%, 1.4%가 늘어났지만, 기초생활 보장(2013년도 13.7% → 2014년도 추계 11.8%), 장애인(2013년도 16.4% → 2014년도 추계 14.2%), 노인 (2013년도 19.2% → 2014년도 추계 15.5%)

분야의 예산은 점차 줄어들고, 여성, 가족, 보육 분야 (2013년도 40.1% → 2014년도 추계 49.4%)는 늘고 있어, 배분과 효과성 측면에서 볼 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또한 2014년도 예산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장애인 일자리 지원 사업의 국비(50%)는 편성되었으나 전년대비 도비 보조율(2013년도 25% → 2014년도 7.5%)이 축소되면서 시·군 부담분이 증가되었으며, 전체적으로 도가 지원하는 예산이 1000억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에 따라 각 시·군이 자체 부담해야 할 몫은 1천409억 원으로, 12.5%나 늘어났으며, 경기도와 시군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활지원, 생계급여, 장애인생활시설 운영, 위기가정 무한 돌봄 사업 등에 대한 도비 보조율이 대폭 축소 및 감액되었고, 저소득 노인 가구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사업 등은 재원부족으로 일몰된다. 그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은 더욱 부담이 가중될 것이며 이렇듯 최소한의 도민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이후 뒤따른 부작용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곳간이 텅 비어버린 이유 중의 하나로 복지예산 증대를 꼽았다. 그러나 곳간이 비게 된 이유는 따로 있다. 몇 년 전부터 1조원이 넘는 적자가 계속해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세계잉여금을 믿고 방만한 예산 편성을 해왔다. 순세계잉여금은 다음연도 추경예산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되는 것으로써, 2010년 6529억 원, 2011년 6986억 원이었지만, 2012년엔 마이너스 1396억 원을 기록하며, 감액 추경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도의 주요 세원인 취득세가 예상 밖으로 적게 걷혔다고 했지만 이는 핑계일 뿐이다. 세입은 뻥튀기 편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세출 부문에서 GTX, 보트쇼 등의 전시성, 선심성이 짙은 예산은 줄이지 않고 이제 와서 복지예산 증대로 그 탓을 돌리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자구노력을 하고 재정운용을 혁신하는데 전념하지 않은 책임은 경기도와 경기도지사에게 있다.

복지 실현의 관건은 ‘시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권리라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이러한 철학에서 벗어나, 일반적 재정 편성의 잣대를 기준 삼아 복지 예산을 천편일률적으로 삭감하여 이후 벌어질 부작용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번 재정위기가 올해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때마다 복지 예산 감액이 반복된다면, 도민의 복지권이 심하게 훼손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복지예산의 합리적 편성과 보완으로 체감도가 높고 사각지대 없는 복지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도민과 함께 할 것이다.

2013년 12월 2일

경기복지시민연대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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