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올해로 21번째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UN에서 정했단다. 세계장애인의 인권증진을 위해. 12월 3일 하면 떠오르는 뇌병변장애인이 있다. 최옥란 열사 10여 년 전 기초법 수급권자로서 현실적인 수급액을 요구하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추운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이날 노숙농성을 시작했던 사람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죽음을 선택하였다

2013년 12월 3일 대한민국의 장애인들의 삶은 어떠한가?

광화문에서는 장애인들에게 족쇄와 같은 ‘부양의무제’ 폐지와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400일 넘게 농성을 계속하고 있고, 얼마 전 여의도에서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더욱더 질곡에 빠뜨리려고 하는 기초법 개악에 반대하는 이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하였지만, 이것을 책임져줄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며칠 전엔 장애운동을 나름 열심히 하던 정신장애인이 맹장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이도 수급권자였지만 수급액을 친척들이 관리를 했다고 하고, 그 친척들은 그이가 세상을 떠나자 장례도 없이 화장을 했다고 하는 가슴 아픈 사연이 들려왔다. 아픈데도 돈을 아끼려 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단다.

발달장애인지원법은 국회에서 부유하고 있는데, 어제는 40대 아버지가 17세 발달장애 아들을 죽이고 본인도 목매달아 자살한 사건이 뉴스로 올라왔다. 아들의 장애가 점점 더 심해져 감당하기 어려웠던 40대 가장의 참으로 슬픈 선택이었을 것이다. 유서에는 ‘힘든 아들은 내가 대리고 간다, 함께 묻어달라’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었단다.

장애인등록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뇌졸중 등 뇌병변장애인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산업재해나 장애예방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반증 일 것이고, 중증장애인들에게 절실한 24시간 활동보조는 아직도 잘사는 나라의 이야기이며, AAC(보완대체의사소통)과 같은 보조기기에 대한 지원대책은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

한쪽에서는 이제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게 됐으니, 다른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제 3차 아태장애인 개발 10년의 계획(인천전략)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렇듯 우리나라의 장애인도 제대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을...

12월 3일 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 왜 우리나라는 장애인의 날이 4월 20일일까? 의문을 가지며, 더 이상 억울한 삶을 살다 억울하게 죽어가는 장애인들과 그 가족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2013. 12. 3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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