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고령자주거시설 가이드라인 중 하나를 살펴보면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주거시설 설계를 제안하고 있지만 그 대상을 고령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에서 특정부분의 장애가 아닌 상황이나 연령에 따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장애의 개념으로 생각해 도시계획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추세를 생각한다면 한발 늦은 감이 업지 않다.

물론 노화로 인한 장애와 일반 장애를 구분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해를 한다. 일반적으로 장애가 있는 노인들은 고령화와 장애라는 이중고로 인해 다른 노인들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장애노인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장애노인을 노인이라는 동일집단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장애유형과 장애발생시점을 고려한 정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방안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장애노인과 노인성 장애를 포괄한 상태에서 다시한번 나누어져야 하는 분류가 아닐까한다.
고령사회의 위기는 비단 비장애인의 고령화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도 함께 동반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차흥봉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애노인인지 노인성 장애인지 의미조차 통일되지 못하고 있는 현 실정을 꼬집으며 장애노인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절실함에 대해 강조한바 있다.

지난 2월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노인수발보장법안에도 노화로 인한 장애문제가 거론됐을 뿐 장애인이 노인이되서 겪게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열외로 처리하는 식의 애매모호함을 드러냈다. 법안이 그러하니 그것을 바탕으로 집행하는 집행부도, 대상자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노인수발보장제도는 장애노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서비스인 것을 보면 노인복지서비스를 만들 때 장애노인 복지서비스와의 연계는 당연한 논리다.
대한민국의 노인중 수발서비스를 필요로하는 모든 이들에게 제공돼야 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통합적 시스템 체계가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제도를 만들고 난 뒤 개선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사고로 생각된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만든다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적어도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고 개선책으로 미루는 것은 재정적 손실과 함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할 것이다.
노인수발보험법안이 2008년 7월에나 시행된다고 했을 때 탑골공원에서 담배를 태우던 한 노인은 '그때까지 살수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네'라고 넋두리를 늘어 놓았다.

노인수발보험법안이 비단 현재 고령기를 걷고 있는 노인들만 해당하는 혜택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 중년을 맞고 있는 세대들에게 혜택이 주어질 법안이다. 그런데 이 혜택이 현재의 중년세대들이 노년기를 맞아 수혜대상이 되는 순간까지 개보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정을 한다면 어떨까.

아득하기만 한 이야기 일 것이다. 우리 가까이에는 이런 법안들이 몇가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특수교육진흥법이다. 혜택받는 장애인들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 법으로 여러차례 개정이 되어져 왔고 이제 장차법으로의 교체를 장애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2008년 7월까지 노인수발보험번에 대한 몇 차례의 시범사업이 남아있으니 시범사업 기간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노인수발보험법 시행전까지는 개선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고령화에 현실적 대응책 부디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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