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재단 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강릉율곡병원과 공동으로 2012년도 강원영동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로 판정된 학대피해아동 98명 중 62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연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4명 중 1명이 자살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의 27.4%인 17명이 자살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중 실제 행동을 취한 경우가 5명, 이 5명 중 자살 시도를 했던 경우도 3명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15~24세 청소년의 경우에 자살사고가 8~9% 정도이며 통상적으로 10세 미만에서 자살사고의 빈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상 아동의 평균나이(약10세)를 고려할 때 이들의 자살위험도는 심각하게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자살을 실행하는데 중요한 심리적 요인으로 ‘고통에 대한 내성’이 자살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동기의 학대경험은 고통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자살위험도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조사 대상 아동 중 26명(41.9%)이 1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일반 인구군에서 동일 연령대 아동의 정신과적 질환 유병율이 8%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 아동의 정신과적 질환 유병률이 상당히 높은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정신건강문제는 아동의 전반적인 기능수준을 떨어뜨려 학교적응 및 대인관계 적응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기에 발생빈도가 낮은 우울증이 대상자의 9.7%에서 발견됐다.

아동기에 생긴 우울증은 성인기에 발생한 우울증에 비해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동기의 정신건강문제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완화되지 않으면 이후 청소년기, 성인기에 악화되거나 공존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대피해아동 62명 중 59.7%인 37명이 1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가족력(부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가 알코올 사용 장애를 가진 경우가 전체의 50%인 31명이었으며, 학대피해 아동들의 발달력 상 특징에서도 16.1%인 10명의 학대피해아동들의 어머니가 임신 중에 알코올을 사용했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 관장은 “행위자를 비롯한 가족의 기능회복을 위해 아동뿐 아니라 행위자 및 가족에 대한 법적 제도 및 사회적 지원도 절실하다”면서 “국회에서 계류 중인 아동학대 관련 특례법이 통과‧시행됨으로써 행위자에 대한 신고뿐 아니라 아동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친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