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인학대 신고의무자들에 의한 신고 횟수는 11건. 노인학대를 현장에서 찾아내고 차단해야 하는 이들의 참여도가 이렇게 저조한 것은 학대에 대한 인식교육이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가 주관한 '노인학대의 현황과 대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화여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미혜 교수

 이화여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미혜 교수는 "서울시 노인학대예방센터의 2005년 노인학대 신고자 현황을 살펴보면 본인 또는 친족에 의한 신고가 월등히 높은 반면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신고의무자(의료인, 노인복지시설 및 관련기관 종사자 노인상담원, 사회복지전문요원등)의 신고율은 1년 동안 11건으로 매우 저조한 편이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노인학대 인식과 교육이 요구된다"고 전하며 "노인의 학대경험은 정상적 노화과정에 따른 변화와 맞물려 종종 간과하기 쉽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증후와 노화로 인한 증후가 구별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노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동우이사, 노정훈 사무관, 한동희 대표

이어 현재 노인학대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학대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와 토론 없이 개정된 노인복지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가나 사회가 후견인적 태도로 노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인학대 신고의무자가 노인학대를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인학대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사회복지 시스템이 같이 도입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이동우 이사 또한 "의료인들은 노인이 학대의 결과로 갖게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현장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기 때문에 인지와 신고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노인학대는 아동학대와 달리 노인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조건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노인학대방지망 한국대표로 있는 한동희씨는 이날 발표에서"시대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노인문제들을 볼 때 이는 단순히 정책적인 해결방안에서 그 욕구와 근원적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가정내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이 겪고 있는 학대는 노인복지 실천과제에 지속적인 위협으로 남을 것"을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노인학대 라인망을 구축하고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전하며 지속적인 노력과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보건복지부 노인지원팀 노정훈 사무관이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전했는데 "5월2일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출범할 예정이며 기관 출범시 노인학대 홍보에 중점을 둬 예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짧은 답변을 남겼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당사자인 노인들도 여럿 참석했는데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욕을 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때리는 일들을 전해들을 때면 내일이 아니어도 배신감이 느껴진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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