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노숙인)들을 위한 서울시립 급식시설인 ‘따스한 채움터’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채움터를 이용하는 노숙인들 절반이상이 1주일 평균 3회 미만의 횟수로 이용하고 있는 등 노숙인 급식지원에 있어 안정적 공급원으로 역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스한 채움터는 2010년 종교단체들의 거리급식을 실내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설치된 서울시립 급식시설이다.

2013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이 92명의 시립 ‘따스한 채움터’ 이용 노숙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1주일 평균 이용횟수로 2~3회가 57%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절반 이상의 노숙인이 주당 하루(3식) 미만의 빈도로 채움터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5회 이상은 19%, 1회 14%, 4회 10% 순이었다.

채움터를 선택한 이유는 ‘서울역과 가까워서’, ‘먹을 곳이 없어서’가 6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즉 어쩔 수 없이 가거나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홈리스의 특성상 지리적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채움터를 선택하는 이유인 것이다.

반면 급식 환경이나 급식의 질이 좋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해 급식소로서 채움터의 기능은 상당히 미달했다.

배식 행위자에 대한 만족도는 나쁘다는 응답이 34%, 좋다는 응답이 32%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채움터 내 청결상태에 대해서는 40%가 보통이라고 응답했으며, 나쁨은 17%, 좋음은 43%였다.

공동기획단은 “홈리스들이 파악할 수 있는 청결상태는 오로지 시각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답변이 곧 배식도구의 위생학적 청결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밥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 대부분이 생명,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을 했다.

채움터를 이용해서 좋았던 점에 대해서는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긍정이 가장 많았다.

채움터를 이용해서 나쁜 점으로는 식사량 부족, 반찬 부족, 무성의 등 낮은 급식의 질에 대한 불편을 주로 호소했다.

공동기획단은 “2011년 6월 노숙인 복지법이 제정되고,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급식시설’에 대한 기준이 마련됐음에도 서울시는 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단순 ‘장소 제공’만의 역할을 하는 직무유기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로 인해 홈리스들은 가장 원초적 권리인 먹을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종교, 구호단체의 시혜와 동정 속에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채움터가 서울시내 유일한 시립 급식시설임에도 서울시는 단 한 푼의 급식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가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급식지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성과내기식 행정관행의 발로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자선·종교단체들에 의존한 불법 급식행위를 중단하고, 홈리스의 따듯한 밥 한 끼의 권리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 하라”고 촉구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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