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에 대한 비하용어를 사용한 케이블 방송

tvN은 23일 방영된 '현장토크쇼 TAXI'에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와 진행자가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이는 고스란히 오픈자막을 통해 방영됐다.

이날 배우 윤태영이 출연해 “벙어리 역을 하고 맡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벙어리나 바보 등의 연기를 할 때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에 MC 홍은희는 “벙어리 연기를 하셔서 그런지 눈빛이 정말 멋있다”며 응수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돼 시청하는 청각장애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24일 성명서를 통해 “tvN은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를 시청하는 청각장애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고 분개했다.

장애인복지법에는 ‘누구든지 장애인을 비하·모욕하거나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한 영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벙어리는 국어사전에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협회는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이나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벙어리라는 용어를 장애인을 비하하는 의도에서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상대에 대한 비하, 폄하 등의 부정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전히 매스미디어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무분별한 장애인 비하용어의 사용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스미디어의 책임성을 방기한 tvN을 규탄하며 tvN의 즉각적인 사과 및 언론 및 광고제작사에 장애인 비하용어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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