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종묘공원에 모인 장애인당사자들과 관계자들은 투쟁선언문을 낭독하고 종각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작년 정부는 희망한국21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730억원의 재원을 들여 장애인 시설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은 시설이 늘어난다고 해서 장애인 복지가 실현된다는 생각은 여전히 장애인을 동정의 시선, 돌봄이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반시설기획단,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결의대회는 4월20일 종묘공원에서 진행됐으며 종각까지의 거리행진을 통해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주최측은 "이번 4.20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반시설운동의 확산과 자립생활지원법 제정의 필요성을 대국민적으로 알려내고 정부와 국회가 수용시설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 자립생활정책을 촉구하는 계기로 삼고하 함"이라며 "중증장애인들이 수용시설에서 생활하고 재가장애인으로서 또 다른 수용시설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장애인복지라 말 할 수 없다. 최근 전동휠체어가 보급되고 자립생활이 확산되며 지역사회에서 스스로의 결정과 선택으로 살아가는 삶을 중증장애인들은 원할 뿐 아니라 제도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시설이 늘어난다고 해서 장애인 복지가 실현된다는 생각은 여전히 장애인을 동정의 시선, 돌봄이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법을 제정하

이런 시점에서 장애인들을 시설에 가두고 집단관리하는 장애인 시설들을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자립생활지원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적에 대해 밝혔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고관철 상임대표는(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임통일 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고관철 상임대표는 "추운날 이곳에 나와있는 우리가 따뜻한 시설에서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보다 자유로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향후 10년 후 나 또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시설권유를 받겠지만 그곳의 생활이 어떤지 잘 알기에 들어가고 않을 뿐 아니라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제도화 마련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라고 절실함을 전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임통일 회장도 "아직도 사람들은 장애인을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정부는 시설을 짓는데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만 장애인이 사회주류로 나가기 위해서는 재활을 넘어 자립생활이 필요하다"라고 정책의 방향성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 역시 "장애인복지시설 직원들은 장애인 당사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복지시설은 형기없는 감옥과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이날 종묘공원에 모인 장애인당사자들과 관계자들은 △더 이상 장애인수용시설에 지원되는 예산은 증액되어서는 안된다 △수용시설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과 비리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즉각 실시되야 한다 △수용시설 운영의 민주성, 투명성, 개방성이 확보 될 수 있는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 △장애인이 더 이상 수용시설에 수용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통합돼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생활지원법을 즉각 제정하라 △진정한 자립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탈 시설화가 선행되야 하며 이 투쟁의 선봉에 자립생활운동 활동가들이 나설 것을 결의한다라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종각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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