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엽 뇌성마비 시인.

3일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에 따르면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김준엽 시인이 시 7편을 제출하기 위해 가장 아끼는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시인 김 씨의 활동 보조인이 문제의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인터넷상에서 좋은 글로 사랑받고 있는 시와 비슷하다는 의문이 들어 확인한 결과이다.

방귀희 솟대문학 발행인은 조사한 결과 김 시인이 1995년 서울의 한 출판사에서 시집을 발간해주겠다고 해 작품들을 보냈지만 출판사가 문을 닫게 돼 출간을 못하고 작품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런데 월간 ‘좋은생각’ 1995년 9월호에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의 시가 ‘좋은생각'의 발행인 정용철 시인의 작품으로 게재된 것을 시작으로 정용철 시인은 ‘내 인생이 끝날 때’로 제목을 수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또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으로 윤동주 시인으로 표기되기도 하고 작자미상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을 뿐 어디에도 김준엽 이란 시인의 이름은 없다.

김준엽 시인은 중증뇌성마비로 손가락 하나도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해 펜을 입에 물고 시를 써서 2011년에는 첫 시집 ‘그늘 아래서’를 출간했고, 새해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뇌성마비 종목인 보치아 국가대표선수로 2014년 인천장애인AG 출전을 앞두고 있다. 또한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하며 운동선수로, 사회복지전문가로 살고있다.

김준엽 시인는 “힘없는 무명시인이라 해서 작품 저작권을 강탈한 사실을 세상에 알려 바로 잡고싶다”라고 호소했다.

방귀희 발행인은 “김 씨의 작품이 윤동주의 작품으로 둔갑한 것은 그만큼 작품이 우수한 것”이라며 “김준엽의 작품임을 밝혀 저작권을 뇌성마비 시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법적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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