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민단체들이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9일 광화문광장에서 가진 ‘2014년 신년 한국여성단체연합 기자회견’에서 “우리 여성들은 ‘여성대통령’으로서 모범적인 사례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돌아 온 것은 실망 뿐 이었다”고 비판했다.

연합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는 파괴되고,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말하면서 기존보다 진일보한 공약을 제시해서 당선됐다”면서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드러난 친 기업 행보, 철도민영화 추진, 기초연금 공약 후퇴 등 공약은 폐기되거나 변질됐고 민생은 무시당했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박근혜 정부의 배제와 불통의 정치를 경험했고, 우리 여성들은 민주주의 후퇴, 민생파탄으로 인해 절망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또한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개입 사실이 드러나고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지만 대통령으로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관련된 모자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된 것이 확인 됐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면서 “더불어 여성정책도 여성의 현실을 반영하고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여성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일갈했다.

연합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통하는 변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반해 불통과 독선이 지속될 것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작은 변화라도 기대했던 국민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느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 여성들은 7일 국무회의에서 여성대통령으로 강조해 주요 화두로 다루어진 ‘여성 경력단절 방지대책’과 ‘일·가정양립방안’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의 성별 격차는 여성들로 하여금 일·생활·육아 그 어느 것에서도 행복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여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책임 있는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회원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일자리는 시간제 일자리가 아닌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를 확대해서 여성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정책, 복지정책을 후퇴 및 폐기해 위선과 거짓, 불통의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돌봄’의 문제를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손에 맡기지 말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외 단체들도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