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

 장애인의 날 행사 소식들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소식에 묻어난다.

정부에서도 ‘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장애인의 날을 알리고 있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장애인복지 조정위원회’를 열어 제2차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 계획의 추진상황과 과제 등을 심의하는 등 장애인복지 지원을 다짐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장애인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왜일까?

  지난해 실시한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외출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장애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52.1%에 불과하다.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도 38.2%이며, 취업된 장애인 월평균소득 역시 상용종업원의 월평균 임금의 44.5%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은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국 40여만에 달하는 농아인들의 경우는 어떤가. 지난해 농아인협회 조사에 의하면 90%이상의 농아인들이 사회곳곳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농아인들은 차별의 원인으로 정보접근과 함께 의시소통 문제를 들고 있다. 의사소통의 문제를 보면, 수화가 언어로 인정받지 못하여, 수화통역 지원이 너무 부족하여 차별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번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에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 그 이유는, 장애인들의 권리를 쟁취하고자 온몸으로 투쟁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를 주장하며 철야 노숙 농성을 벌이는 이들, 장애인교육법제정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는 이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농성중인 이들이 있어 미래가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가 내건 ‘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등한 세상의 구현’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애인의 날이 하루만의 축제가 아닌 일상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장애인의 평등권을 곱씹어보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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