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이 지인의 자녀를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나 회장 및 나 회장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대 동문인 판사 출신 변호사의 딸 A씨가 1차 서류 합격자 발표 뒤에 지원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필기시험 등을 치러 최종 합격시켜다.

A씨가 합격한 분야는 국제업무 분야다.

특히 A씨는 애초 28명이 지원한 공채 지원자 명단과 3명이 남은 최종면접 대상자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A씨는 7명의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필기시험과 인성평가를 다른 지원자들과 별도로 치르고, 지난해 11월27일 열린 국제변호사 초청 영어 구술면접에 참가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면접관인 국제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따로 구술면접을 봤다.

같은 달 29일 열린 최종면접에는 공채 절차를 거친 3명의 지원자와 A씨 등 4명이 참가했고, 최종면접 이전의 전형까지 4명 중 성적이 3등이었던 A씨가 최종 합격한 것이다.

한겨레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사전에 A씨를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형식적인 절차만 거친 뒤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A씨의 아버지는 김 부장판사가 199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배석판사로 처음 부임한 수원지법에서 당시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스페셜올림픽위원회 내부에서도 “공채가 이렇게 운영되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나 회장 등 사무국 임원들은 이 지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나 회장은 이에 대해 “A씨가 아는 분의 딸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어떤 의도가 있었다면 공채 지원자들을 모두 불합격 처리하고 특별채용을 통해 아무런 문제없이 A씨를 뽑을 수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나 회장의 없던 활동비도 신설하고, 나 회장의 저서를 위원회 자금으로 구입해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최근 나 회장이 지난해 11월 펴낸 책 '무릎을 굽히면 사랑이 보인다' 500권을 위원회 예산으로 구입했다.

책의 정가가 1만3000원으로, 650만원 상당의 공금이 쓰인 셈이다.

여기에 나 회장이 취임한 뒤 이전에는 없던 월 300만원의 임원 활동비, 월 100만원의 차량 유지비도 신설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직원채용의혹 주장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비난으로 정정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셜올림픽위는 "스페셜올림픽 정관상 직원채용절차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동기관은 공개채용과 특별채용 절차가 둘 다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채용의 경우 공채결과 1등 합격자가 개인사정상 입사 포기해 합격자가 없었다. 이와는 별도로 특별채용을 진행하던 중 채용요건에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해 근무 중"이라고 해명했다.

채용된 (A씨)국제인력은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학 석사학위 소지자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근무하는 등 국제업무에 적합한 재원으로 판단해 특별 채용했다는 게 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설명이다.

또 "나경원 회장 저서 구입은 2013평창스페셜올림픽과 한국스페셜올림픽 활동에 대한 홍보를 위해 위원회가 한국스페셜올림픽 시도지부와 후원업체 대상 배포용으로 구입 배부했으며 내부 적법절차로 구매가 이루진다. 동 저서의 인세 등 수입금은 한국스페셜올림픽에 전액 귀속된다"고 밝혔다.

이어 "활동비지원은 본위원회 규정에 의거 사용하고 있고 사용분에 대해서는 영수증 처리하고 있다. 현재 회장활동비는 유사 체육단체 보다 적게 책정돼 있으며 이 또한 모두 영수 처리해 적법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동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은 “절차의 위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격을 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스페셜올림픽을 흔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수일 내에 정정보도 청구에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셜올림픽위원회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 국제 생활스포츠 단체로 올 1월 현재 1만8000여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으며, 나 회장이 2011년 5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이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