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제19대 회장 선거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애매모호하고 떠넘기기식 '나몰라라' 행정으로 인해 '금권선거'로 변질될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 나서는 기호1번 류시문, 기호2번 오흥숙, 기호3번 조승철 선거대책본부가 3일 한사협 현장의소리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중앙선관위의 책임 있는 선거 행정"을 촉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성명서는 "중앙선관위는 실질적인 선거사무를 지방협회에 위임하면서 지방협회는 선거인이 정확히 누구인지, 투표소를 몇 개해야 하는지, 투개표 진행인력은 몇 명을 어떻게 해야 하고 기본 사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입후보자들은 1만이 넘는 유권자라는 것만 알고 제공받은 명단이 2000명도 안되고, 후보자의 능력에 따라 전화, 문자, 홍보물 등을 무제한으로 뿌리며 선거운동을 하라고 하니 후보자들은 깜깜이 선거, 금권 선거, 동원 선거, 진흙탕 선거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앙선관위는 지난 1월 27일 후보자 설명회에서 후보자 3명에게 선거인 총 1만602명 중 2000여명의 명부만 제공했다.

나머지 9000여명에 대해서는 선거인 개개인이 정보제공 동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인 명부 제공을 거부했다.

따라서 명부를 알 수 없는 9000명의 경우에는 지인이 아니면 선거인 여부를 알 수 없어 득표행위가 불가능하다.

특히 정보제공 미동의자에게 특정 후보자가 문자나 이메일을 전송했을 경우 해당선거인이 문제를 제기하면 명확한 개인정보 제공 출처를 확인해줘야 함은 물론 위법 여부를 가려야하는 상황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성명서는 "이는 사회복지 현장의 불필요한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는 것이며 선거전이 가열될 경우 수많은 법적 공방이 난무하는 퇴행적 선거운동을 치닫게 될 것이고 결국 실패한 직선제, 상처뿐인 민주주의, 미성숙한 사회복지사 집단이라는 오명으로 치부될 것이 자명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폄하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회복지사의 윤리와 철학에 입각해서도 개인의 정보는 보호돼야 마땅하다"면서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회복지 현장 사회복지사 대부분이 성명과 소속기관을 공개, 공유함은 물론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소속기관을 홍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최소한 선거인의 성명과 소속기관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비효율적인 선거 홍보 방법으로 인한 금권선거 우려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선거홍보는 홍보 횟수와 방법에 제한이 없이 후보자 능력에 따라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에 후보자들은 일일이 사회복지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사회복지사 개개인을 만나 투표권자 여부를 확인 한 후에 그를 상대로 득표 활동을 해야 하는 매우 비효율적이며 비생산적인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후보자가 제한 없이 회원들에게 문자, 메일, 전화, 홍보물을 보낸다고 하면 회원들의 선거 피로감과 불만은 고조될 우려가 있다.

때문에 후보자들은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려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소위 후보자들의 금전 능력이 당락을 좌지우지할 우려가 크다.

다시말해 금권선거로 인한 진흙탕 선거가 될 소지가 높은 것이다.

게다가 기표소가 최소 46개이고, 참관인도 후보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그렇다면 후보자당 최소 184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결국 후보자들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성명서는 "중앙선관위는 '돈 선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후보자들의 홍보방법과 횟수를 제한하는 동시에 중앙선관위 이름으로 각 후보들의 홍보를 위한 안내를 강화하고, 최소한의 참관인에 대해서는 중앙선관위가 비용부담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성명서는 또 "중앙선관위는 투표율 제고와 공정성 확보, 선거이후의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 지방협회 및 후보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신속하고 상식적이며 책임성 있는 의사결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실질적인 선거사무는 지방협회 선관위에서 담당토록 했으면서도 불과 선거가 2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지방협회 사무처와 선관위는 투표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선거사무도 제대로 모르기에 조속히 중앙과 지방의 전체 사무처 회의 등을 실시해 통일된 지침을 전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세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중앙선관위의 이러한 노력은 후보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후보자들 간의 합의와 동의를 바탕으로 깨끗한 선거운동, 모호성 제거, 오해와 불신해소, 선거 후의 결과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후보자와의 신속한 소통강화 노력을 기울여 '책임성 있는 선거행정과 결과 도출'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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