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는 27일 활동보조인제도화 쟁취와 이명박 서울시장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한강대교 북단에서 오페라하우스 시공지인 노들섬까지 노량진 방향 편도 4개차로 중 3개 차로를 막고 기어서 행진하는 강행군을 집행했다.

활동보조인제도화 쟁취와 이명박 서울시장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기어서 행진하는 강행군을 집행했다.<사진/ 박경미 기자>

이들은 “노들섬에 7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약속한 서울시의 약속에 천분의 일만큼만 중증장애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그동안의 면담 요청을 무시할 수는 없는 행동”이라며, “장애인들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가 수용되기를 바라는 모든 장애인들을 대표하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기어서 행진을 강행하던 중 3명의 중증 장애인이 탈진해 응급실로 호송돼 응급치료를 받는 상황까지 발생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5시간을 넘게 행진을 강행, 결국 한강대교 노들섬 입구에 도착해 마무리 집회를 가지는 것으로 이날의 강행군을 정리했다.

한편 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지도 못해서 배우지도 못하고 집구석에 폐기물처럼 살아가고 있다"며 "온몸으로 기어서라도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의 약속을 받을 것이며, 오늘 한강대교 북단에서 이 시장이 세계명소로 짓겠다던 오페라하우스까지 기어가 우리의 분노와 눈물을 전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활동보조인제도화에 대한 답변에서 연대가 요구한 활동보조 예산확보와 실태조사라는 2가지 사항은 받아들이고, 활동보조인제도화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법 개정 이후 검토하겠다는 말로 이 사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노량진 방향 편도 4개차로 중 3개 차로를 막고 활동보조인제도화를 촉구했다. <사진/ 박경미 기자>

이에 연대는 "서울시가 시기상조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중증장애인들에 처참한 삶을 진지하게 돌아본다면 절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서울시가 조례제정의 약속을 회피하고 법개정 후 조례검토라고 답변한 것은 분명한 책임회피의 행태”라며 “이 문제는 선결의 우선성을 논하며 회피할 수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는 약속에 따른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에서 주장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활동보조인제도화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는 중증장애인에게는 생존권적인 기본요구이기에 궁색한 변명으로 문제를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진/ 박경미 기자>

오늘 연대의 행진 강행으로 주변 지역을 지나는 많은 서울시민들의 교통혼잡을 겪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다.

이에 대해 주변을 지나던 한 시민은 “처음엔 차가 막혀 사고가 난 줄 알았다. 그러나 길에서 이들의 말을 들어보니 서울시가 무조건적으로 피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며 “굳이 피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들의 요구대로 이명박 시장이 직접 만나서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서울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연대는 향후에도 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활동보조인제도화의 뜻을 이루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이들의 요구에 대한 서울시의 발빠른 대안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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