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 지키기 연석회의는 17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해체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가지며 2월 임시국회에 앞서 계류 중인 기초생활보장 개정법률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연석회의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개정법률안은 최저생계비 계측이 아닌 빈곤실태조사로 대체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권자를 ‘소득인정액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 이하인 사람’으로 규정한다.

이는 ‘맞춤형 개별급여’를 도입해 각 행정부처의 재량에 맡겨 급여를 지분함으로써 의지에 따라 재정을 축소하고 후퇴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근로능력자와 근로무능력자로 나눠 별도의 급여체계로 운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초생활보장에 맞춤형 급여체계개편방안 연구에서는 ‘근로능력자에 대한 소득보장은 고용과의 연계를 전제할 수 밖에 없다’라고 명시해 근로능력자에게는 별도의 급여체계를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송경용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급여체계는 죽음의 고통 때문에 일을 해야 하고, 직장을 잃으면 죽음의 고통으로 몰아세우는 꼴이다”라며 “국민의 기본 생존권을 박탈하는 법률안은 21세기가 아닌 중세의 영국 구빈법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정부는 500일 넘게 진행된 장애인등급제 폐지 천막농성에는 묵묵부답이면서 오히려 장애인과 빈민을 위한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악하고 있다”며 “정부는 당장 국민 기만을 멈추고 법률안을 통과시키지 말아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명묵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대표는 “기초생계수급비를 받아도 월세 비 및 공과금을 지출하면 하루 세 끼를 라면으로 먹는 사람도 복지현장에서 목격했다”면서 “법의 범위를 넓히고 수준을 올려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체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대통령은 실질적인 복지제도의 뿌리를 흔들고 있음으로 앞으로는 기초법을 ‘국민기만복지법’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초보장 연석회의는 각계각층의 시민단체들이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발족한 연대조직이며, 앞으로 2월 임시국회 중 처리하겠다고 밝힌 개정법률안을 개악안임을 알리고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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