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우 장례절차와 비용을 줄이고 묘지 확보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 장미를 이용한 수목장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시신을 화장한 후 분골을 나무아래 묻거나 뿌려주는 방식의 장묘문화인 수목장이 소개되자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호응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 수목장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시작단계인 수목장의 경우 법과 제도가 이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할 경우 산림훼손을 막기위해 도입됐던 납골묘처럼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수목장관련 세미나에서 한국산지보전협회 김용한 이사는 “사람들이 수목장을 할 수 있는 구체적 장소를 물어오는데, 아직 정식 허가를 받아 시행하는 곳은 없는 실정”이라며 “최근 성행하고 있는 납골묘가 과거 매장방식이 초래한 산림훼손, 비용 문제 등을 개선할 방법으로 모색됐으나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로 결과가 나타난 것처럼 수목장의 경우도 처음부터 건전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전국의 산림을 모두 묘지로 인식하게 된다든지 영리목적만을 위한 거대 호화시설물이 설치되면 오히려 산림이 파괴되고, 비용이 상등하는 등의 문제를 예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묘지면적은 988평방km로 전국토의 약 1%에 해당되며 이는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2004년 한국산지보전협회가 지난 2000년 이후 전국 124개 시군에서 산지전용으로 허가된 표본지를 대상으로 훼손 유형과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묘지가 우리나라 산지를 훼손하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묘지로 인한 산사태
특히 산에 묘지를 설치할 경우 대부분 나무의 뿌리를 제거하기 때문에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2~3톤에 달하는 납골묘나 납골탑, 상석, 석물 등을 설치할 경우 장마나 집중호우때 산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대안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수목장 형태의 장묘문화다.
김용한 이사는 “영국의 경우도 장례절차와 비용을 줄이고 묘지 확보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 자연친화적 장묘방법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라며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큰 키 나무, 관목류, 장미 등 기타 식물아래 뿌리거나 묻어주는 수목장이 각 지역별로 많이 조성돼있고 비용은 전통 매장식의 장례비용보다 매우 저렴한 편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수목장을 실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마련이 부재하기 때문에 문의를 해오는 시민들에게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김용한 이사는 “수목장과 수목장림의 이해와 장사법상 개념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며 경관성과 접근성, 규모성을 갖춘 대상지 선정기준, 시설물 설치기준과 추모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수목장은 현재의 장묘제도와 문화를 보다 자연친화적이고 간편하게 바꿀 방안으로 제시된 것과 같이 기대와 달리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도록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마련과 함께 지속적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목을 이용한 수목장
수목장의 장점을 살려 한국장묘문화에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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