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장애인 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5일 경찰청 정문 앞에서 가해자 엄중처벌 촉구 및 법적 대책마련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안 염전 노예장애인 사건은 2008년 11월 직업소개소 직원이 지적장애인 채 씨를 유인해 신안군 소재의 염전에 인신매매해 5년 2개월간 강제노역을 시킨 사건으로 구로경찰서에 의해 지난 2014년 2월 알려졌다.

채 씨 뿐만 아니라 2012년 7월 시각장애인인 김 씨도 유인당해 1년 6개월간 강제노역했으며, 두 사람은 한 달간 세 번에 걸쳐 탈출을 시도했지만 주민 등에게 발각돼 가해자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

결국 김 씨는 2014년 1월 경찰서가 아닌 우체국 우체통에 직접 모에게 사건진상을 알리는 편지를 발송하고 나서야 구출할 수 있었다.

고명균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사무처장은 “지난 5년간 장애인 실종자 중 끝내 찾지 못한 비율이 75%에 이르렀다”면서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근본적 해결이 아니다. 근본적 권리보장법체계를 보장해 장애인들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정부에서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처장은 “약자로부터 배를 불리는 강자의 사회를 처벌하고, 도서취약지역에 인력 배치, 지역주민의 인권의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금 가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처음 신안 노예사건을 들었을 때 놀랍지도 않았다. 길을 지나가다 장애인을 목격했을 때 똑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사회가 장애인을 이용대상으로 생각하는 한, 누구나 노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개탄했다.

또 “오늘 경찰청과 면담 중 무슨 얘기를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 및 처리를 할지 의심스러운 게 현실이다”고 분노했다.

염형국 변호사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사회가 가해자들을 장애인들의 보호자 또는 선한 사람이라고 인식함에 있어서다”면서 “솜방망이 처벌 또는 면죄부를 베푸는 법원과 수사기관들이 오히려 그들의 탐욕을 채워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남인권협회와 경찰청은 표준근로계약공고와 인권학대방지 캠페인, 임금통장 만들기 등을 대책이라며 내놓았지만 이게 과연 해결방안일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재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은 “원주 사랑의 집 사건과 신안 염전노예사건, 그리고 며칠 전 일어난 창원장애아동 실종사건까지 얼마나 더 장애인들이 죽고 울부짖어야 우리 사회가 살만한 곳이 되겠나”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창원장애아동사건은 CCTV 확인도 없이 경찰은 아동의 행동 추측만으로 보름동안 뒷산만 수색했다. 결국 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아동의 행적을 쫓을 수 있었다”면서 “실종 후 매뉴얼대로 행동했다는 학교 측은 어떠한 책임도 처벌도 받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은 2월 10~21일까지 도서지역 등 상습적 인권침해 우려지역 점검을 공지하고 수색에 나서, 지적장애인 3급 이 씨(60대) 등을 발견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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