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소송공동연대는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교통약자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교통행정기관 및 교통사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시행된지 올해로 9년이 됐지만 여전히 모든 유형 버스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았고 관광버스는 리프트 설치가 전무하다”며 “이를 해결 위한 설치 계획도 국토교통부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돌멩이에도 전복될 위험이 있다며 어떤 검증도 없이 개인적인 생각만 되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한 자동차 회사에 찾아가 자문한 결과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결과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차장은 "오늘 낮 12시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계단이 있는 중저상버스의 타당성을 얻기위한 시승식을 갖는다”며 “이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과 임산부 등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새벽지기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기자회견에 늦게 도착한 점을 사과하며 “아침 7시 30분에 두 시간 뒤로 장애인 콜 밴을 예약했지만 차가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고 밝혔다.

뇌병변 장애 1급인 김 소장은 “고향인 파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서울보다 도로상황과 교통수단이 좋지않아 포기했다”며 서울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또 “파주로 가는 광역버스가 부모님 댁 인근에서 하차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탈 수 있는 시설이 없어 항상 연로하신 부모님께서 서울로 딸을 찾아오셔 마음이 아프다”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가고 싶은 곳 갈수있도록 이동권을 확보해달라"고 주장했다.

유영희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보는 것과 같이 두 다리가 멀쩡하지만 인공관절 등을 이식해 거동이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속버스의 계단을 오르는 것은 주위 사람의 도움 없이 힘들다. 하루는 휴게소 화장실을 가고 싶어 버스 계단을 내려가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며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넘어지니 운전기사는 엉거주춤 쳐다만 봤다. 다행히 한 청년이 일으켜 줬지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수치심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교통약자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장애인만을 떠올리지만 임산부와 노인, 아동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총칭하는 것이다”라며 “이번 소송의 의미가 큰 이유는 교통약자부터 일반인까지 모두의 편의를 위한 소송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22.1%를 차지했지만 반대로 77.9%는 차별의 삶을 살고있는 것이다”며 “정부는 이동편의 증진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며 스스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2011년 저상버스 보급률은 서울(22.1%), 경남(21.8%), 강원(16.0%), 충북(15.4%), 대전(11.5%), 울산(9.0%) 대구(8.9%), 경기(8.7%), 인천(8.0%), 광주(7.7%)등으로 저조했다.

연대 측은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구체청구, 법률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의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며,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적인 이동권 보장 계획을 시행할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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