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는 11일 국회정론관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제정 청원 기자회견'을 갖고 2014명의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 '내무부 훈령 410호-부랑인의 신고·단속·수용·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으로 시작해 1986년 수용 인원의 약 90%가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불법적으로 강제 수용·감금 된 사건이며, 12년간 5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은 1986년 1월 구속돼 대법원에서 2년 6개월의 형을 받아 1989년에 출소했고, 각종 시설협회장 등을 맡으며 27년간 또다시 사회복지사업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형제복지원 사건은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 부랑아, 어린이들을 강제 노역하고 성폭력하고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한 국가 범죄다. 70~80년대 독재정권이 정권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치운 것이다"라며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당사자들인 가해자들은 권력과 부를 유지하고 있고 가난하고 약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소외계층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선 대책위 상임대표는 "1년 4개월 전 '살아남은 아이'가 출간 돼 사회 곳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줬고, 이 관심으로 2014명의 입법청원서를 모을 수 있었다"면서 "최근 우리는 복지국가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경제대국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도 그 안에는 야만스러운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번 특별법이 제정돼 복지 미래사회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종선 피해생존자

한종선 피해생존자 겸 '살아남은 아이'공저자는 "2012년 5월부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살고싶다, 살려달라'고 외쳤다. 이십여년만에 지체장애인인 아버지와 누나를 정신병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의지와 생각을 전달하기 힘든 그들을 대변하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들의 요구는 그저 진상규명을 해달라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왜 강제로 복지원에 수용됐는지, 그로인해 뺏긴 기회와 권리를 다시 돌려주고 최소한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국가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분리, 감금해 '자립과 갱생, 보호'의 명분으로 수용소 정책을 펼쳤다. 그것은 헌법이 규정한 '자유로운 거주 이전의 자유'를 억압한 반헌법, 반인권적인 국가정책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힘겹게 용기 낸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70여명을 위해 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실체적 진실을 밝힌 후 합당한 사과와 손해배상, 트라우마 치료 등의 생활 지원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당시 경찰내부 근무평점 관련해 구류자 2~3점, 형제원 입소 5점으로 매겨졌고, 1986년 전체 수용자 3975명 중 3117명은 경찰, 253명은 구청에 의해 수용 의뢰돼 복지원 강제 격리 수용이 수용자의 자발적 의사가 아닌 경찰 내지 관공서에 의한 정화차원의 강제 수용이었음이 밝혀졌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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