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내의 볼라드 608곳이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보행안전시설물 구조시설’의 시행규칙을 모두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해 5~11월 대학교 건축학과와 법학과 학생 5명의 도움을 받아 관악구 21개동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실시해 12일 발표했다.

볼라드란 자동차진입억제용말뚝으로 ▲높이 80~100cm ▲지름 10~20cm ▲볼라드간 간격 1.5m내외 ▲0.3m전방에 점형블럭을 설치 ▲충격흡수재질 사용 ▲반사도료를 사용 ▲보행을 방해하지 않는 등의 6가지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센터가 조사한 608곳의 볼라드 중 6가지 규정을 모두 준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전방에 충돌우려가 있음을 알리는 점형블록 설치율 10.5%, 충격흡수재질을 사용한 곳은 27%에 불과했다.

또 볼라드가 인도 한 가운데에 설치돼 있거나 높이가 너무 낮아 사고의 위험이 높은 볼라드도 적지 않았다.

(좌)볼라드간 간격위반 (우)석재 볼라드

시각장애인 이건호 씨는 “대부분의 볼라드가 눈에 띄지 않아 인식이 어렵고, 높이가 낮아 부딪히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보행 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매우 많다”면서 “하루빨리 규정에 위반된 볼라드를 철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재질의 볼라드로 재설치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모니터링 조사는 2012년 불법 볼라드에 충돌해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은 시각장애인 여성의 공익소송을 계기로 시작했다.

실로암센터는 시각장애인 권익증진을 위해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지하철 출구 및 역사 내에 설치된 음성유도의 작동유무를 확인하고 출구의 접근성 정도를 파악하는 등의 지하철 편의시설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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