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6일 서울에서 발생한 세 모녀 동반 자살사건이 계기가 되어 보건복지부는 전국 지자체와 함께 3월 한달간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을 위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각 구·군별로 '복지사각지대 발굴단'을 구성하여 일제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대책은 사회복지공무원 및 통리반장 등 민관협력을 통해 보험료 체납자, 단전·단수가구, 쪽방지역, 복지급여 신청 후 탈락가구 등을 집중 조사하여 긴급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 민간후원 등 공적지원 및 민간후원을 연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런 형식적인 일제조사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지 근본적으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와 대구시의 대책이라는 것이 기존의 방식을 재탕, 삼탕한 것에 불과하여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광범위한 사각지대의 존재였고,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언제나 사회적 쟁점이었다.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의 심화로 복지욕구는 갈수록 폭증하고 있는 반면 제도와 인력은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제자리인 상황에서 일상의 주요 업무인 사각지대 해소를 마치 특별조사인 것처럼 둔갑시킨다고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특별조사는 빈수레만 요란한 알맹이가 없는 부실한 처방이고, 면피용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특히, 지금의 사회복지직 인력으로는 일제조사를 감당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각종 신청서류와 보고에 파묻혀 있는 사회복지공무원이 현수막 등을 보고 찾아오거나 의뢰받은 사람을 상담할 여유도 사실상 부족하거니와 제도의 부실로 인해 당신은 이런 이런 이유로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더군다나 정부와 지자체의 말을 믿고 찾아간 민원인들이 겪어야 할 자괴감은 행정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일제조사 기간에도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와 지자체의 부실덩어리 대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다. 따라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빈곤층을 오히려 배제시키고 옥죄는 부양의무제 등을 법적으로 제거하고, 최저생계비를 현실화시킴과 동시에 총액인건비제를 페지하여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충원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찾아가서 발굴하는 복지행정이 되려면 그에 걸 맞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에도 요구한다. 정부의 대책만 곧이곧대로 앵무새처럼 읊어대고 있으니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도 없고, 지방정부로서의 존재감도 없다.

작년에 대구에서도 병마와 생활고로 인해 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가구도 있었고, 전혀 복지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한 사각지대 가구도 있었다. 바로 대구에서 작년에 이런 사건이 연속해서 발생했을 때 대구시는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조용히 있다고 지금와서 사각지대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하니 누가 행정을 신뢰하겠는가?

따라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가 '대구형 복지안전망' 대책을 제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4년 3월 13일

우리복지시민연합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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