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많은 장애인들이 염전 노예로 감금과 폭행, 임금을 착취당한 사건으로 온 사회가 경악하고 있는 와중에 서울에 있는 그것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애인 시설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행과 학대, 금전착취가 자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3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사회복지 법인 인강원에 대해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의 조사 결과, 시설장애인에 대한 폭행․학대․금전착취와 보조금의 횡령 등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했으며, 밝혀진 피해자만 74명에 이른다. 이에 인권위는 이 법인의 이사장을 비롯해 소속 직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서울시장에게 보조금 환수 조치 및 이사진을 전원에 대한 해임과 새로운 이사진으로 선임․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도봉구청장에게 법인 소속 시설 등에 대한 행정조치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권고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사건으로 시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즉, 장애인 성폭행 사건, 장애인수용시설에서의 인권유린 사건들이 이제는 사람들이 어지간한 사건으로는 놀라지도 않을 만큼 불쑥불쑥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동안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자극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뿐 이후 사건이 어떻게 해결됐는지는 등한시돼 왔다.

이제 장애인이 사기와 폭력의 대상이 되고,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는 암울한 현실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 이상 책임 떠넘기기식 핑퐁게임은 멈추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장애인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빈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서울시와 도봉구는 사회복지 법인 인강원에 대해 즉시 법인의 해산 명령을 내려라.

인권위에서는 인강원에 대해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구성할 것은 권고했으나, 이같은 조치로는 인강재단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비리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인강재단은 1968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구씨 일가가 재단 이사장과 법인실장, 시설장과 부원장, 행정 실장 등 주요보직을 차지하고 운영해왔다. 새로운 이사진으로 일시적인 탈바꿈을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지면 다시 구씨 일가가 인강재단을 장악할 것이라는 것은 이전의 많은 경험을 통해서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아울러 서울시와 도봉구는 금번 사건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장애인들에 대해 의료조치를 비롯해 심리치료 및 새로운 시설에 적응하기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둘째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 시설에 대한 인권실태조사를 제도화 하라.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 시설 평가에만 열을 올릴 뿐 기본적인 인권실태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가 관심을 가져할 사항은 시설의 사업과 돈이 아닌, 시설 거주자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있다. 일회적인 장애인 인권실태조사로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권침해를 뿌리 뽑지 못한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장애인 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하는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셋째 관련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해당 공무원을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

장애인복지법 제 57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서울시와 도봉구도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한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성 있는 조치가 강구돼야져야 한다.

우리 서울복지시민연대는 국민의 생존권과 복지증진을 열망하는 제반 시민사회 역량과 연대해 장애인 인권유린에 침묵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이를 좌시하지 않고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4년 3월 14일

서울복지시민연대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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