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룡(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사무국장)

 이처럼 특수교육 환경이 눈에 보일만큼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일선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장애학생이 전혀 교육받지 못하거나,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전체 장애학생의 단 25.4%만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고,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5만 8천명의 장애학생 중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받고 있는 장애학생은 거의 없다.

통합교육 현장에서도 장애학생은 편의시설, 보조인력, 교육매체및설비 등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고, 치료교육, 직업교육 등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특수학급 설치학교가 부족해 고등학교의 경우 특수학급 한 학급에 무려 25명 이상의 학생이 배치되어 있는 등 콩나물 교실을 방불케하는 곳도 있다.

 또한 현재의 특수교육 체제에서는 장애유아의 교육 기회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의 경우 특수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이 전체 유치원의 단 1%에 불과하며, 교육 수혜율이 단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애학생의 조기교육은 그 어느 시기의 교육보다도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장애유아를 위한 교육 현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장애인 대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 제도 역시 전무하여, 많은 장애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해 학업 수행, 대학 생활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교육권연대는 현재의 특수교육에 대한 위기론을 제기하면서, 장애학생의 교육기회 100% 달성, 통합교육이라는 목표 실현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장애인교육지원법”제정을 위한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0 여 년 동안 장애학생의 교육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특수교육진흥법은 장애인 교육의 현실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 역할을 했지만,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장애학생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주고 있지 못한다.

 따라서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함께 어울리며, 제대로 된 학습의 기회를 보장받고, 나아가 지역 사회와의 원활한 교류를 보장받아, 한 지역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강력하고 구체적인 제도적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제안하고 있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이 그 중 한 예가 될 수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는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통해, 장애학생의 교육 수혜율을 현행 25% 수준에서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통합교육을 제대로 실시하기 위해 일반학급에 배치된 장애학생을 위한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며, 장애 영․유아에서부터 장애성인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교육적 지원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장애인의 교육권과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강력한 법률을 제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는 것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운동과 더불어, 특수교육학계, 특수교육 정책 입안자들 역시, 현장의 특수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특수교육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는데 앞장서야 한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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