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사회복지법인시설에서 인권유린 등의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폐쇄적인 족벌운영으로 인한 문제해결에 노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문제가 있는 시설은 법인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강재단 장애인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법인시설에서의 인권유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경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서울시에서 사회복지법인시설이 장애인을 상대로 인권유린 및 임금 착취 등을 일삼는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성람재단, 구 석암재단부터 인강재단까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폐쇄적인 족벌운영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하지않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정부와 서울시는 상처의 원인인 암덩어리를 제거해야 하는데, 소독약만 계속 발라주다 보니 계속해서 덧나는 것이다"며 "서울시는 장애인 팔아 이득 챙긴 인강재단의 법인허가를 취소하고 시설 장애인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백진 서울시의회 의장은 "4월 15일부터 서울시의회가 열린다. 인강재단 사건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도있는 안을 가지고 파헤쳐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는 인강재단 법인설립 취소와 이사해임, 법적자문 등과 관련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장기적으로 장애인복지법 개정이 필요하다. 말뿐만인 자립생활이 아니라 진정한 탈시설을 행할 수 있는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인권의 이해도가 떨어진다. 장애인뿐만 아닌 모든 이들이 왜 존중받아야 하는지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라며 공교육에서 인권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시의원들과 함께 인권신장을 위해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재구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장은 "일반적인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들이 힘없이 끌려다니는 부분을 많이 봤을 것이다. 수도 서울에서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참담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법인 취소 못 한다면 악순환을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명확히 법인해체 시키고 사회적 약자들 자립생활 할 수 있도록 지원에 아까지 않아야 한다"면서 "비리가 끝날 때 까지 사회복지사들이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은종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국장은 "20세기에 끝났어야 할 장애인시설 문제를 현재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재단 시설 하나 유지 여부에 대해서 논의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논의할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6·4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탈시설, 자립생활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공약하는 후보자를 뽑아 진정으로 지역사회에 나와 장애인들이 살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왼쪽부터 박경석 대표, 성백진 의장, 장하나 의원, 장재구 협회장, 은종군 국장

한편 국가인권위는 3월 12일 장애인 학대, 금전착취, 보조금을 유용한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인강재단 장애인 시설은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과 성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했으며, 피해자 중 1명은 고관절이 골절되기도 했으며, 샤워타월로 양손을 뒤로 묶어 온 몸을 구타했다.

장애인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해 해외 여행비를 쓰고, 원장은 고가의 옷을 구입하면서 장애인의 옷을 산 것처럼 서류를 조작, 보호작업장에서 근무한 장애인의 급여 약 2억원을 사용하는 등 장애인의 금전을 착취했다.

또 직원을 허위로 등재해 국가보조금 횡령, 이사장 일가의 벌초, 김장, 발레 레슨 등에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수경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