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와 즐겁게 사는법"

우리나라 전체 노인인구의 약8.3%, 36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치매인구는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조기발견 자체가 치매치료의 가장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조기발견이 어렵고, 한번 걸리면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설마 내 부모가, 내 가족이 라는 생각에 치매를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건복지부가 한국치매협회의 자문을 거쳐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치매증상에 대처하는 올바른 요령에 대해 소개한다.

△일상생활에서의 대처

①식사 후 얼마되지 않아 밥을 달라고 조르고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경우
치매가 진행되면 포만감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고, 기억력도 떨어져 이런 문제가 생길수 있다. 이때 '방금 먹었잖아요, 치매니까 먹은 것도 모르지' 라는 식으로 환자의 요구를 무조건 무시하지 말고, 과식하지 않는 범위에서 환자의 요구에 응하거나 소량으로 여러번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②식사를 거부하는 경우
치매환자는 고집스럽고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기 쉽지만, 이 경우라도 꼭 먹어야 한다며 야단치거나 강제로 먹이려고 하지말고, 시간을 두고 다시 권유를 해 보거나 환자가 좋아하는 사람이 권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③잘 삼키지 못할 때
이때 환자는 음식을 뱉거나 사례가 걸리는 경우가 많고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폐렴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더럽게 뱉어낸다고 환자를 다그치거나 강제로 삼키도록 하기보다는 조리할 때 환자가 먹기 쉬운 형태로 준비하고 천천히 소량씩 먹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④혼자 목욕하기 어려운데 도움받지 않으려 할 때
치매 환자라도 옷을 벗는 데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 좋으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한 후 목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⑤목욕하기를 거부하는 경우
치매가 진행되면 위생관리에 대한 의식이나 깨끗한 것과 지저분한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수치심 때문에 목욕을 거부하기도 하며, 이 때도 적절한 부드러운 말과 태도로 권하면서 스스로 목욕할 기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⑥도움 중에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
적절한 말을 하지 않고 몸에 손을 대면 환자가 불안해 할 수 있으며, 환자의 기분을 잘 살펴서 도와주고 강하게 거부하면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생리적 문제 대처 요령

①방금 소변을 보고 다시 화장실에 가려는 경우
치매환자의 경우 노화에 따른 요도 괄약근 약화와 운동량, 활동량이 적어 요로감염이 쉽게 생길수 있으며 잔뇨가 많아져 소변을 보고도 다시 마렵게 될 수 있다.
이때 가능하면 화내거나 무시하지 말고 매번 요구에 응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문제가 지속될 경우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②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대소변을 보거나 지리는 경우
화장실에서 배변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거나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소변이 나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므로 야단을 쳐도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환자가 대소변을 보기 전에 배변 조짐을 잘 파악해 미리 화장실로 유도하거나 일정 간격으로 배설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소통 문제 대처 요령

① 반복해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
기억력 감퇴는 치매의 전형적인 증상이며, 이로 인해 환자가 불안해 질 수 있다. 벌써 잊어버렸냐고 화를 내지 말고 몇 번이라도 느긋하게 대답해 주는 것이 좋으며, 기억력 감퇴로 인해 불안해지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②쉬운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치매환자는 증상이 진행되면 언어장애가 동반돼 물건 이름을 대기가 어렵고, 대화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화를 하지 않으면 언어장애가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반복해서 이야기 해주거나, 손짓이나 몸짓 등을 이용해 환자의 이해를 증가시키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③한밤중에 큰 소리로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
치매환자는 초조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낮보다는 밤에 많이 나타난다. 한밤중이라며 호통을 치고 무시하기보다는 불안 또는 몸이 불편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음을 인지하고 안심시켜주고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집안내의 행동에 대처하는 요령

① 자신의 방을 찾지 못하는 경우
치매 환자들은 공간에 대한 개념이 떨어져 방을 못 찾을 수 있다. 남의 방에 들어 온 것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같이 방을 찾는 방식으로 환자와 함께 행동해 주는 것이 좋다.

②물건이나 돈을 훔쳐갔다고 의심되는 경우
환자는 무엇이든 자꾸 잊어버려서 불안해지기 쉬우며, 이 때문에 기억 못하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려 의심이 증가되고 심하면 망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물건이 없어질 리가 없다며 읻어주지 않는 행동을 하지말고, 의심하지 않는다며 동조해 함께 찾아 볼 수도 있으며, 물건을 준비해서 찾은 것처럼 건네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③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경우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왔다 갔다 하는 등 목적 없이 반복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초조증상으로서 이런 환자는 쉽게 흥분하고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으므로 천천히 조용하게 접근하고 부드러운 말로 안심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며 관심과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주변가족을 힘들게 만들지만 환자에게 정상인의 행동을 강요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고 부드럽고 수용적인 태도로 대하는 것이 환자의 문제를 줄이는 길이며 치매환자를 간호하는 가족도 즐겁게 살수 있는 방법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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