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 3사 어느 곳에서도 수화통역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농인(청각장애인)은 토론회의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농인(청각장애인)의 선거정보 접근권이 철저히 무시당한 것이다.

본회는 농인(청각장애인)의 선거정보 접근권을 위해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본회는 선관위를 대상으로 대선관련 방송에 대해 법원에 임시조치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선관위에 화면 1/6크기의 수화통역방송을 송출할 것을 명령하였다.

또한 2014년 3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선거 TV광고에 수화통역화면과 농인(청각장애인)용 자막을 함께 송출하기로 하였다는 보도자료에 대한 환영과 함께 지방선거와 관련해 정부와 선관위,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 참정권과 장애인 선거정보 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었다.

그러나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농인(청각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방송사와 정부, 선관위의 농인(청각장애인)의 참정권에 대한 인식부재를 확연히 보이는 문제이다.

약속했던 선거TV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법원의 명령이었던 대선에 관련 된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법원명령은 임시조치였기 때문에 이번 토론회에서 수화통역방송과 자막이 송출되지 않은 것이라면 농인(청각장애인)을 우롱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농인(청각장애인)의 선거정보 접근권과 참정권의 문제는 비단 토론회에서 수화통역방송과 농인(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제공되지 않은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선거관련 방송이나 광고와 더불어 후보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고 후보자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선거공보가 있다. 하지만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해왔던 농인(청각장애인)이 공보에 실린 문자정보를 모두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본회는 지난 2012년 11월과 2013년 6월에 QR코드를 이용한 수화형 선거공보의 제작 제안서를 제출하였으나, 아직까지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이처럼 본회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의 선거정보 접근권 보장 및 장애인의 참정권 침해에 관한 성명서를 수차례 배포하고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의 운동을 해오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두 달 정도 남은 현재 정부와 선관위,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농인(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에 대한 문제해결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본회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성명서 배포, 제안서 제출 등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선관위와 각 정당의 선거관련 활동에서의 청각장애인 참정권과 청각장애인의 선거정보 접근권을 위한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4. 3. 28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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