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부터 희망하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사랑의 도시락 Day'를 운영하고 2015년부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랑의 도시락 Day는 최근 학생자살의 저연령화 추세와 부모의 꾸중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회현상이 매우 심각해 도시락을 매개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부족을 사랑의 고리로 이어주기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 교실 밥상머리교육으로 부모사랑을 일깨우고, 운영결과를 통해 우수사례에 대해서는 심사해 시상도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과 노사협의회를 통해 학교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반인권적이고 비교육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청과 학교 현장 간의 소통의 부족이다. 충분히 설명하면 공감할 것이다. 도시락 지참이 어려운 학생은 충분히 배려할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대구시교육청의 사랑의도시락 Day는 대구시 초등학교의 낮은 의무(무상)급식과도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31일 우리복지시민연합과 전교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시교육청은 여전히 선별급식을 고집하고 있고 의무급식 비율도 전국 최하위다. 울산도 대구와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전교조 대구지부 는 “행복하고 평안한 밥, 평등한 밥, 교육과 인권을 보장하는 밥, 친환경농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밥, 바로 친환경 의무(무상)급식에 담긴 ‘점심 한 끼’ 의미를 유독 대구의 초등학생만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교육청은 ‘사랑의 도시락 Day'를 깜짝 들고 나왔다. 그것도 도시락을 매개로 한 부모사랑을 전하는 운동이라면서”라며 “한 달에 한번 정도 점심시간에 실시하는 ‘사랑의 도시락 Day'는 부모사랑을 일깨우고, 매일 먹는 학교급식은 교육적 가치가 전혀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적 가치가 부족하면 좀 더 보완하면 될 일이지 생뚱맞게 도시락을 내세우는 근본적 이유가 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구시교육청은 학생자살의 저연령화 추세를 우려해 도시락 Day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을 못 먹어서 유독 대구에서 자살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오히려 지금은 초등학생까지 몸을 던지게 만드는 대구 교육이 얼마나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가를 되돌아 볼 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각종 과제와 평가, 공문처리 등으로 아이들과 눈도 마주칠 시간이 없는 교사에게 도시락 먹으면서 ‘사제동행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병 주고 약 주는 격”이라면서 “월1회 또는 연 2회 도시락 준비로 인성교육이 된다면, 기존의 교육시스템 전체가 문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쏘아부쳤다.

아울러 “도시락 지참이 어려운 학생을 배려해 드러나지 않게 지원한다고 하지만, 인성교육을 얘기하는 대구시교육청은 적어도 자신이 도시락을 싸 올 수 없는 처지임을 알고 있는 학생에게 반인권적, 반교육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차별급식에 이은 차별도시락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는 기현상을 지금 대구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들은 학교 비정규직의 파업 등으로 급식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대구시교육청이 사전에 파업 대비용으로 ‘사랑의 도시락 Day'를 만들어 그럴싸하게 포장해 발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이같은 의혹제기는) 대구시교육청이 내세운 추진배경과 목적 등을 아무리 살펴봐도 사랑의 도시락 Day와 인과관계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구시교육청은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 대구시민 모두를 속이고 기만하는 반교육적 행위를 저지르는 것에 해당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설픈 인성교육 시책인 ‘사랑의 도시락 Day’를 즉각 중단하고, 초등학교 전면 의무급식을 시행해 평등한 ‘점심 한 끼’를 통한 인성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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