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정부가 발표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종합판정 도구를 개발한다는 내용의 ‘2014년도 장애인정책추진계획’은 복지정책이 아닌 6.4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선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4년도 장애인정책추진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예산 계획 없는 정책은 정치적 선정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남병준 활동가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또 다른 종합 판정도구를 개발하겠다는 뜻은 저울만 바꿔 다르게 등급을 매기겠다는 뜻이다"며 "개인의 환경과 욕구에 기반한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 활동가는 “장애등급제가 폐지 후 등급 때문에 받지 못 했던 지원을 더 받기 위해선 예산계획이 탄탄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부발표 어디에도 예산계획은 없었고 이는 ‘조삼모사’로 귀결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또 “발달장애인법 제정은 2012년 5월 새누리당 1호법안이며 박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뤄진 것이 없다”면서 “정부는 지금껏 약속을 지키지 않음을 사과해야할 상황인데도 이를 축소·발표해 오히려 정치적 선전으로 또 다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공약이었던 모든 중증장애인에게 20만원 지급도 마찬가지다. 현재 계획은 중증장애인 중 소득하위 70%에게만 대상으로 하겠다며 공약 파기를 일삼고 있다”며 “저상버스의 올해 도입목표 1800여대에서 800여대로 슬그머니 내린 뒤, 마치 개선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해마다 수백억원씩 복지 예산이 국고로 반납되고 있다. 이는 서비스 판정 기준이 엄격한 이유이며, 현재의 기준을 바꾸지 않는 한 활동지원제도의 신청자격을 3급까지 확대한다해도 희망은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의 기만적인 정치홍보를 규탄과 동시에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애등급하락 당사자가 참석해 피해 사례를 밝혔다.

장애등급 하락자 성국현 씨(남, 53세)는 뇌병변장애 5급, 언어장애 3급으로 일상적 생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은 의료적 수치에만 입각, 종합 장애등급을 3급으로 판정해 월 24시간 가사간병서비스 이외에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는 4월 10일 이의신청을 계획 중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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